감독
잭 숄더 Jack Sholder

주연
조너던 실버맨....배리 토머스
Jonathan Silverman....Barry Thomas
헬렌 슬레이터....리자 프레데릭스
Helen Slater....Lisa Fredericks
니콜라스 서로비....로버트 덴크
Nicolas Surovy....Robert Denk
로빈 바틀렛....앤 잭슨
Robin Bartlett....Anne Jackson
제레미 피븐....하워드 리치터
Jeremy Piven....Howard Richter
콘스턴스 마리....조안 지보
Constance Marie....Joan Zevo
마틴 랜도....태디어스 목슬리 박사
Martin Landau....Dr. Thadius Moxley
팩스턴 와이트헤드....티베리우스 스코트 박사
Paxton Whitehead....Dr. Tiberius Scott

1.

모 연구소의 인사부원 배리 토머스는 같은 연구소의 물리학자 리자 프레데릭스를 몰래 짝사랑하는 중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리자는 총에 맞아 죽고 바로 그 다음날 부터 배리는 밤 12시 01분만 되면 자기한테만 같은 날이 되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빙빙 도는 시간의 바퀴 속에서 그는 어떻게든 리자를 살려놓으려고 하고...

2.

줄거리만 들으면 꼭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를 표절한 것 같지만 [12:01]의 제작년도(1993)는 [사랑의 블랙홀]과 같습니다. 게다가 아이디어만 따진다면 [사랑의 블랙홀]보다 먼저죠. 이 텔레비전 영화는, 90년에 발표되었고 그 해 아카데미 상 단편 영화 부문 후보작 중 하나였던 [12:01 PM]이라는 단편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크게 차이나는 점이 있다면 원작은 59분마다 시간이 반복되지만 이 영화에서는 장편답게 하루가 걸린다는 점이랄까요(더 이상 물어보지 마세요. 저도 원작에 대해서는 IMDb에서 읽은 것밖에는 모르니까.)

3.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하나의 장르로 발전할 정도로 폭이 넓지는 않습니다. 계속 되풀이되는 사건들의 변주는 흥미진진하기도 하지만 관객들을 쉽게 지치게도 만들죠. 게다가 이미 이와 같은 줄거리의 영화를 이전에 보았다면 영화를 보기 전부터 미리 맥이 빠지는 셈입니다.

이런 점에서 [12:01]는 꽤 불리합니다. 그래서 자꾸 관대해지고 싶어지는데, 제가 [사랑의 블랙홀]이나 [레트로액티브]를 보지 않고 이 영화부터 보았다면 영화가 훨씬 좋게 보였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4.

[12:01]은 [사랑의 블랙홀]과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사랑의 블랙홀]은 코미디의 형식을 취하면서 느릿느릿 시간과 삶에 대해 사색하고 즐기는 투지만, [12:01]는 다급하고 필사적이며 액션 지향적입니다. 이 영화의 주연 배우들은 다 한 번씩 죽는 경험을 하니 (리사는 세 번, 배리는 두 번, 기타 등등의 인물들도 다 한두 번 정도) 그것만 봐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죠. 적어도 [12:01]은 [사랑의 블랙홀]이 건드리지 못한 다른 면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이 중 추리적 성격과 반전은 아무래도 나중에 나온 [레트로액티브]가 차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러나 그러는 동안에도 주인공 배리는 [사랑의 블랙홀]의 주인공 필과 같은 철학적 사색의 위기에 빠지는데, 아무래도 시간 여유가 풍부한 필쪽이 생각이 더 깊습니다. 배리가 내린 결론은 '반복은 끔찍하다' 정도니까요. (98/10/18)

DJUNA

기타등등

영화는 세상천지에 그런 엉터리가 없을 것 같은 말도 안되는 과학 이론을 창조해내고 태연스럽게 아인슈타인의 이름을 그 이론의 장식용 레이스로 이용합니다. 아인슈타인이 그걸 보았다면 얼마나 황당해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