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앨런 A. 골드스타인 Allan A. Goldstein

주연
레슬리 닐슨....리처드 딕스
Leslie Nielsen....Richard Dix
오펠리 윈터....카산드라 미나지
Ophélie Winter....Cassandra Menage
에지오 그레기오....발렌티노 디 파스쿠알 대위
Ezio Greggio....Captain Valentino di Pasquale
피터 이건....그리피스 프렛 박사
Peter Egan....Dr. Griffis Prett
알렉산드라 캄프....우치 쿤슬러
Alexandra Kamp....Uschi Kunstler
대미언 메이슨....빌 클린턴
Damien Masson....Bill Clinton

딕스와 카산드라

레슬리 닐슨의 최신 패러디 코미디라... 이것만 해도 많은 영화 관객들에게는 경고 신호입니다. [총알탄 사나이] 시리즈 이후로 닐슨이 출연한 패러디 코미디가 괜찮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경고 신호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가 아닙니다. 캐나다와 독일 합작 영화지요. 곳곳에 등장하는 유럽 배우들이 그 증거입니다. 캐나다/독일 영화라고 무조건 나쁠 수는 없겠지만 왜 닐슨이 할리우드에서 이 영화를 만들지 못했을까요?

더 결정적인 증거. 이 영화는 아직까지도 미국에서 배급되지 못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영화는 SF 장르 패러디입니다. 외계인에게 납치된 빌 클린턴을 구하기 위해 달세계에 파견된 첩보원 리처드 딕스 (이 '딕' 농담은 지겹지도 않은지...)가 온갖 요란한 모험을 벌인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멘인블랙],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같은 SF 영화들이 패러디되고요.

사실 전 레슬리 닐슨을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스파이 하드] 같은 영화에 악평을 퍼붓기는 했지만 그래도 제가 꼭 좋은 영화만 보라는 법은 없죠. 전 이 백발의 할아버지가 온 몸을 바쳐가며 선보이는 슬랩스틱 액션을 여전히 좋아합니다. 감동적이기까지 해요.

그러나 이번 영화는 좀 심했습니다. 아무리 닐슨 할아버지가 몸 바쳐서 뛴다고 해도 구제할 수 없을 정도로 대본이 약하고 유머가 시시해요. 닐슨이 엎어지고 넘어지는 광경이 정말로 재미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슬랩스틱도 한두번이죠. 자기네가 패러디하는 장르에 대한 애정도 없고 후반부에 이르르면 농담의 방향도 사라져버리는 이 영화에 대한 좋은 말을 찾을 수가 없군요. 한마디로 김빠진 영화입니다. 심지어 영화 엔드 크레딧에 튀어나오는 쿠키들도 김빠졌어요. 엔드 크레딧 맨 뒤에 나오는 방귀 농담도 지저분하기만 할 뿐 재미 없고요.

레슬리 닐슨이 이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을 세상에 신이 없다는 증거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이처럼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걸 보면 여전히 신은 할리우드 상공 어딘가에 떠 있나 봅니다. (01/05/03)

DJUNA

기타등등

영화 후반을 장식하는 쓰리 테너 콘서트 장면은 주빈 메타에서 마돈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가짜 유명인사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다들 별로 닮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