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테오 힐 Mateo Gil

주연
후안 호세 발레스타....토마스 (소년)
Juan José Ballesta....Tomás (joven)
나탈리아 밀란....모이라
Natalia Millán....Moira
호르디 다우더....토마스
Jordi Dauder....Tomás
빅토리아 모라....카르멘
Victoria Mora....Carmen
다비드 아르나이스....카를로스 (소년)
David Arnaiz....Carlos (joven)
호세 앙헬 에기도....카를로스
José Ángel Egido....Carlos

모이라와 토마스

[떼시스]와 [오픈 유어 아이즈]의 각본가 마테오 힐의 [유령]은 [당신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영화]라는 시리즈 제목과 가장 안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나른하고 느릿느릿하고 졸립니다. 종종 완전한 침묵이 영화 내용 자체를 먹어버리는 경우도 생겨요.

내용은... 주제페 토르나토레의 영화를 상상해보시죠. 상심한 노인네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시골 고향 마을로 돌아옵니다. 슬슬 재개발에 들어가는 이 마을에는 아직도 방치된 낡은 집이 하나 있었으니, 44년전 그 집에는 동네 사람들이 마녀이고 창녀라고 비난했던 모이라라는 여자가 살고 있었죠. 주인공 토마스가 동네를 방황하며 과거를 회상하는 동안 44년 전 모이라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밝혀집니다. 딱 [시네마 천국] + [말레나]죠.

호러 영화로서 [유령]은 성의가 없습니다. 마테오 힐 역시 메이킹 다큐멘터리에서 자긴 호러 영화에 별다른 취미가 없다고 밝히고 있고요. 미이라처럼 천으로 온 몸을 둘러싼 모이라의 유령은 매력적이지만, 힐은 시청자들에게 공포를 안겨줄 생각 따윈 없습니다. 러닝타임 50분이 넘어갈 때까지 공포 비슷한 장면도 안 나와요.

가짜 토르나토레 영화로서 [유령]은 조금 더 성공적입니다. 편견에 찬 보수적인 가톨릭 신자들인 마을 사람들과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타지 여성인 모이라의 관계는 사실적이고 와 닿습니다. 그런 모이라에 대한 동네 아이들의 관심과 환상 역시 잘 그려져 있고, 운 좋게 모이라의 애인이 된 십대 소년 토마스의 질투와 고통 역시 잘 그려지고 있죠. 이런 과정을 현대 시간대의 노인 토마스가 향수하는 과정은 전통적인 유령 이야기에 필수적인 우울한 회한의 분위기에 젖어있습니다.

단지 기반인 호러가 약하다보니 도입부에서 제시된 기대가 충족되지 못합니다. 영화 후반에 제시되는 반전은 효과만큼의 의미가 없는 것 같고요. 전체적으로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길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트왈라이트 존] 에피소드 하나 분량으로 충분한 이야기입니다. (08/09/19)

DJUNA

기타등등

이 메이킹 필름에서도 스텝들 얼굴이 블러 처리가 되는군요.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