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파코 플라자 Paco Plaza

주연
마루 발디벨소....레베카 에스포지토
Maru Valdivielso....Rebeca Expósito
크리스티안 카사스....콜도
Christian Casas....Koldo
로제 바비아....페티
Roger Babia....Peti
파우 포치....티토
Pau Poch....Tito
다니엘 카사델로....에우헤니오
Daniel Casadellà....Eugenio
이바나 바케로....모니
Ivana Baquero....Moni
엘사 파타키....에크란
Elsa Pataky....Ekran
호세 토리야....찰스
José Torija....Charles
로키요....테일러
Loquillo....Taylor

레베카

파코 플라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마치 [구니스]의 스페인 버전처럼 시작됩니다. 때는 1985년. [구니스]가 나왔던 바로 그 해죠. 주인공들은 여자애 한 명을 포함한 다섯 명의 12살짜리 아이들. 얘들은 버려진 트레일러를 클럽 아지트로 삼고 [가라데 키드]나 근육질 액션 영웅이 나오는 싸구려 좀비 영화와 같은 80년대 문화상품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에게 엄청난 일이 생깁니다. 여자아이 모니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여자가 숲 속 구덩이에 빠져 있는 걸 발견한 것이죠. 처음에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행동합니다. 세 명이 구덩이를 지키고 있고 다른 두 명이 경찰서로 신고하러 갔던 거죠. 하지만 경찰서에 간 아이들이 그 여자 산타클로스가 수배 중인 범죄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뒤로 이들의 계획은 바뀝니다. 이 말도 안 되는 놈들은 산타클로스를 구덩이에 가두고 몸값이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한 겁니다. 산타클로스가 은행에서 200만 페세타를 훔친 도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 그들의 욕심은 더욱 커지고요. 여기에 이 아이들이 닳아빠진 비디오 테이프를 돌려보다 얻은 부두 주문과 좀비에 대한 어설픈 지식까지 결합하면...

끔찍하다고요? 정말 그렇습니다. 적어도 이 아이들이 저지르는 일은 끔찍합니다. [나 홀로 집에] 수준의 이야기를 기대하시면 곤란해요. ‘나쁜 어른’을 혼내주는 악동 수준이 아니란 말입니다. 이들이 저지르는 잔혹행위는 웬만한 호러물 악당 뺨칠 정도예요. 파코 플라자는 별 생각 없는 평범한 초등학생들이 조금씩 끔찍한 악의 함정에 빠지는 과정을 아무런 가감 없이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요. 보고 있으면 소름이 끼칩니다. 중반 이후로 가면 자연스럽게 살의가 돈답니다. 12살짜리 아이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니 대단한 영화라고 할 수밖에.

영화는 이 끔찍한 이야기를 [구니스]식으로 천진난만하게 묘사합니다. 자서전적인 내용은 결코 아니겠지만, 플라자 자신의 어린 시절이 반영되어 있는 건 분명하죠. 80년대 아이들이 취해 있었던 문화상품에 대한 향수뿐만 아니라, 시대에 맞추어 특화된 심리묘사도 충실해요. 그 때문에 이야기는 더 무서워요. 특히 영화 후반에 나오는 [가라데 키드]의 인용은 그냥 소름끼칩니다. 그나마 상식이 조금 있어 보이는 모니를 제외하면 어느 누구도 이런 행동의 끔찍함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더욱 그래요. 작정하고 공포영화의 어법을 구사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당신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영화] 시리즈 중 가장 무서운 영화입니다. (08/11/17)

DJUNA

기타등등

모니를 연기한 배우는 [판의 미로]의 이바나 바케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