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톰 슐먼 Tom Schulman

주연
조 페시....토미 스피넬리
Joe Pesci....Tommy Spinelli
앤디 코모....찰리 프리쳇
Andy Comeau....Charlie Pritchett
크리스티 스완슨....로리 베넷
Kristy Swanson....Laurie Bennett
토드 루이소....스티브
Todd Louiso....Steve
조지 해밀턴....딕 베넷
George Hamilton....Dick Bennett
다이안 캐넌....아넷 베넷
Dyan Cannon....Annette Bennett
데이빗 스페이드....어니 립스콤
David Spade....Ernie Lipscomb
안소니 망가노....리코
Anthony Mangano....Rico
조 바실....베니
Joe Basile....Benny
어네스틴 머서....펀 베넷
Ernestine Mercer....Fern Bennett
프랭크 로만....파코
Frank Roman....Paco

[가방 속의 여덟 머리]의 시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피아 전쟁에서 여덟 명의 남자들이 죽었습니다. 마피아 졸개인 토미는 이들이 죽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마피아 두목한테 그들의 머리를 넘겨주어야 하죠. 하지만 비행기에서 가방이 바뀌고 그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찾아 헤맵니다. 한편 토미 대신 그 머리를 짊어지게 된 찰리는 갑자기 떨어진 이 끔찍한 물건들에 경악합니다. 당연히 한바탕의 소동이 벌어지고...

괜찮은 아이디어일까요? 글쎄요. 적어도 꽤 눈에 뜨이는 아이디어입니다. 귀에 잘 들어오고 쉽게 잊혀지지 않으며 요약 설명하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만으로는 영화를 살릴 수 없습니다. 그 이상이 필요하지요. 그래서 종종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영화들이 한없이 진부해지는 거죠. 아이디어가 너무 강하다 보니 그만 아이디어 발전에 신경 쓰는 걸 잊어버리는 겁니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쓰고 감독도 한 톰 슐먼은 아카데미 상까지 한 번 받은 노련한 작가인데도 그만 함정에 빠져 버렸습니다. 영화는 잘린 머리라는 아이디어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그걸 발전시킬 생각은 하지도 않습니다. 끊임없이 같은 농담을 반복하는 거예요. 머리를 세탁기에 넣어보기도 하고, 강아지를 하나 등장시켜 물어가게도 해보고, 꿈장면에서 노래를 부르게도 해보지만, 정작 발전은 없습니다. 있다면 머리 자르기라는 소재의 잔혹 취향을 과장하는 것인데, 그것도 한두번 보면 지칩니다. 요새 '엽기' 농담들이 따분한 것처럼요.

남은 부분도 한없이 진부합니다. 특히 찰리의 이야기는 따분하기 그지 없어요. 여자 친구 가족의 마음에 들려는데 계속 난처한 일이 벌어지는 설정은 지독하게 흔하지 않습니까. 머리가 여럿 굴러다닌다고 특별히 달라질 건 없는 것이죠. 토미와 찰리의 관계도 어정쩡하고요.

그렇다면 책임을 모두 지나치게 강한 아이디어에 돌려야 할까요? 흠, 글쎄요. 슐먼이 각본을 쓴 [밥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도 간단한 소재를 발전시킨 영화였지만 [가방 속의 여덟 머리]보다 더 재미있었습니다. 진짜 원인은 슐먼이 안이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자기의 첫번째 감독작의 각본인데 좀 신경을 써도 되지 않았을까요? (00/04/19)

DJUNA

기타등등

멕시코 사람들이 봤으면 기분 나빴을 것 같군요. 아무리 플롯을 만들기 위해서라지만 그래도 예의라는 게 있죠. 멕시코가 그렇게까지 법집행 절차가 야만스러운 나라는 아니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