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켄트 해리슨 John Kent Harrison

주연
케이티 스튜어트....멕 머리
Katie Stuart....Meg Murry
그레고리 스미스....캘빈 오키프
Gregory Smith....Calvin O'Keefe
데이빗 도프먼....찰스 월러스 머리
David Dorfman....Charles Wallace Murry
크리스 포터....잭 머리 박사
Chris Potter....Dr Jack Murry
카일 세커....붉은 눈의 남자
Kyle Secor....The Man With Red Eyes
숀 컬럼....해피 미디엄
Sean Cullen....Happy Medium
사라-제인 레드먼드....데이나 머레이 박사
Sarah-Jane Redmond....Dr Dana Murray
케이트 넬리건....위치 부인
Kate Nelligan....Mrs. Which
앨리슨 엘리엇....후 부인
Alison Elliott....Mrs. Who
알프레 우다드....와츠잇 부인
Alfre Woodard....Mrs. Whatsit
먼로 체임버스....샌디 머리
Munro Chambers....Sandy Murry
토머스 체임버스....데니스 머리
Thomas Chambers....Dennys Murray
엘렌 더빈....짐승 아줌마
Ellen Dubin....Aunt Beast
가이 포숀....빙고 맨
Guy Fauchon....Bingo Man
알렉산더 폴락....에릭 오키프
Alexander Pollock....Eric O'Keefe

캘빈, 멕, 찰스 월러스

전 마들린 랭글의 뉴베리상 수상작인 [시간의 주름]을 좋아하는 독자들 중 한 명이지만 그 작품이 좋은 SF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이 소설에서 SF 측면은 가장 떨어지는 부분이에요. 이야기를 여는 '테세렉트' 개념의 사용은 안이하고, 카마조츠는 무개성적이고 심심한 디스토피아입니다. 소설은 아웃사이더인 틴에이저 소녀의 부글거리는 내면을 묘사할 때 가장 힘이 있고, 과학과 무관한 판타지의 영역에서 헤엄칠 때 가장 반짝거립니다.

이게 중요한 지적일까요? 아뇨, 그렇게까지는요. 하지만 디즈니의 미니 시리즈 버전 [시간의 주름]을 평할 때는 어느 정도 필요하지요. 제가 지적할 수 있는 이 시리즈의 첫 번째 문제점은 원작의 SF적 측면을 과대평가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잭 머리 박사의 실험과 카마조츠의 비중이 지나치게 컸어요. 이것들은 중요해 보이지만 사실 거의 맥거핀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의 주인공 멕 머리의 내면갈등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 이상은 아니죠. 하지만 시리즈는 여기에 뭔가 대단한 의미라도 있는 양 끈질기게 매달립니다. 심지어 잭 머리 박사의 실종을 캐는 정부요원 이야기까지 첨가하면서요. 이야기가 재미없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해야겠어요.

영화의 두 번째 문제점은 첫 번째와 어느 정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특수효과의 힘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했다는 거죠. 미니 시리즈 버전 [시간의 주름]에는 형편없는 컴퓨터 그래픽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카마조츠는 싸구려 게임쇼의 3D 세트와 같고 와츠잇 부인의 켄타우르스 변신은... 차마 언급하기가 민망하군요. [시간의 주름]은 컬러풀한 소설이지만 이렇게 특수효과를 낭비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될 수 있는 한 아날로그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영화적인 수법으로 커버하는 게 더 설득력 있는 세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을 걸요. 전체적인 작품 질도 높아졌을 거고.

세 번째 문제점도 앞의 두 가지와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까 전 이 영화에서 가장 힘있는 부분은 아웃사이더 소녀의 내면 묘사라고 말했습니다. 원작의 SF적 요소는 그 아이의 소외감과 분노를 표출하는 도구였다고요. 하지만 시리즈는 멕 머리라는 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원작에서도 다소 불안했던 자연과학적인 면들은 특수효과가 첨가된 채 텔레비전 연속극식으로 과장되었고 그 결과 핵심이라고 할만한 멕의 심리묘사까지 어느 정도 손해를 입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각본 자체에 그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미니 시리즈의 멕과 캘빈은 모두 조금씩 탈색된 아이들이에요. 예를 들어 시리즈에서 멕은 과학 성적이 좋은 '너드'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원작에서 멕은 머리가 좋고 수학과 과학에도 밝지만 교육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는 열등생이지요. 이 차이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캐릭터의 사회적 위치 자체가 달라지니까요. 시리즈에서 캘빈은 머리 박사의 연구를 돕는 인턴이기도 한데, 이 역시 불필요한 터치였습니다. 그 때문에 멕과 캘빈의 만남과 갈등이 훨씬 흐릿해졌지요. 수잔 쉴리데이의 각본은 될 수 있는 한 사람들이 머릿속에 담고 있는 고정된 스테레오타입에 캐릭터들을 맞추려고 하는데, 그건 그렇게까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멕과 캘빈의 캐스팅도 마찬가지예요. 케이티 스튜어트는 좋은 전문 배우지만, 이 친구가 '나는 못 생겼어!'라고 말 할 때는 정말 믿음이 안 갑니다. 양심이 있다면 안경이라도 쓰고 나올 것이지.

원작의 힘을 거의 담고 있는 건 데이빗 도프먼의 찰스 월러스입니다. 이 친구는 거의 이상적인 캐스팅이라 이 미니 시리즈가 이 정도의 성취밖에 거두지 못한 게 아쉽기 그지 없군요. 아줌마 삼총사들, 특히 왓츠잇 부인 역의 알프레 우다드는 좋은 편입니다. 단지 앨리슨 엘리엇의 후 부인은 좀 짜증이 나더군요. 엘리엇의 잘못이 아니에요. 진짜 목소리로 들으니 이 캐릭터의 인용벽이 더 거북해진 것뿐이죠. (06/03/03)

DJUNA

기타등등

미국판 DVD의 러닝타임은 128분. 국내 방영분은 4부작 미니 시리즈였으니 광고 시간을 계산한다고 해도 잘린 게 분명하죠? 아빠의 실종을 다룬 도입부를 자른 거라면 더 나은 작품이 되었을 거예요. DVD 커버에는 와츠잇 부인이 그냥 하얀 페가수스처럼 묘사되어 있는데, 혹시 나중에라도 그렇게 바꾼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