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덴젤 워싱턴 Denzel Washington

주연
데릭 루크....앤트원 피셔
Derek Luke....Antwone Fisher
말콤 데이빗 켈리....앤트원 피셔 (7살)
Malcolm David Kelley....Antwone Fisher Age 7
코리 호지스....앤트원 피셔 (14살)
Cory Hodges....Antwone Fisher Age 14
덴젤 워싱턴....제롬 대븐포트
Denzel Washington....Jerome Davenport
조이 브라이언트....셰릴
Joy Bryant....Cheryl
샐리 리처드슨....버사
Salli Richardson....Berta
노벨라 넬슨....테이트 부인
Novella Nelson....Mrs. Tate
버니 왓슨 존슨....아넷
Vernee Watson Johnson....Annette
바이올라 데이비스....이바
Viola Davis....Eva
얼 빌링스....제임스
Earl Billings....James

앤트원과 대븐포트

제가 머리 속에서만 쓰고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현 중 '흑인 장학생'이라는 게 있습니다. 지금도 특별히 드러내 쓰고 싶지는 않아요. 인종 편견의 느낌이 들어있고 정확하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앤트원 피셔]는 정말로 '흑인 장학생' 영화입니다. 차별 대우 받는 세계 출신이지만 영리하고 노력파인 개인에게서 느낄 수 있는 그 엄격하고 다부진 느낌이 영화에 철철 넘쳐 흐르는 걸요.

아마 영화의 기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의 각본가는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앤트원 피셔 자신입니다. [Finding Fish]라는 자신의 자서전을 각색한 작품이지요. 굉장한 유명인사도 아닌 사람이 자기 이름을 제목으로 걸고 자랑스럽게 내민 자서전적인 영화란 말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앤트원 피셔는 종종 자기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해군 수병입니다. 사고를 일으킨 그는 해군 심리학자인 제롬 대븐포트에게 보내지고, 서서히 그의 컴컴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는 동안 피셔와 대븐포트의 관계 역시 조금씩 발전하기 시작하고요.

영화의 스토리 자체는 그렇게 독특할 건 없습니다. 흔해빠진 40년대식 정신분석 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끌어다 쓰고 있죠. 주인공의 과거가 밝혀지는 과정이나 환자와 심리학자의 우정, 그 관계 속에서 두 사람이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과정은 굉장히 도식적이고 진부하기까지 합니다. 피셔가 풋내기 작가라 그런지 상당히 거칠기도 해요.

하지만 보다보면 각본의 단도직입적인 심각함과 강렬한 자존심의 힘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 영화의 각본은 자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걸 자랑스럽게 선언하는 남자의 작품입니다. 우리가 영화의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감명을 받는다면 그건 바로 그 힘 때문이지요.

영화의 우직한 내용에 살을 덧붙여주는 건 굉장히 그럴싸하게 캐스팅된 배우들의 앙상블입니다. 앤트원 역의 데릭 듀크는 이 영화가 거의 데뷔작이나 다름없는데, 마구 휘둘러대는 망치처럼 직설적이고 강렬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특별히 대단한 테크닉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솔직하고 힘있는 연기에요. 대븐포트 역의 덴젤 워싱턴은 그보다 여유롭고 프로페셔널한 연기로 듀크를 뒷받침해주고 있는데, 둘의 호흡은 굉장히 좋습니다.

영화는 그외에도 좋은 배우들의 호연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감독 워싱턴은 종종 위태롭고 약해질 수 있는 장면들에 적절한 배우들을 투여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해리 라임이며 커츠 대령이라고 할 수 있는 이바 역에 바이올라 데이비스를 캐스팅한 것도 그의 용병술을 입증하는 증거입니다. 거의 대사 한마디없는 데이비스의 연기는 훌륭한 배우가 제한된 연기 재료만으로 얼마나 굉장한 업적을 거둘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좋은 예이기도 합니다.

[앤트원 피셔]는 모범적인 배우 감독의 데뷔 영화입니다. 쓸데없이 잔재주를 부리지 않고 자기 영역인 배우들에 집중하고 있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만으로는 워싱턴이 얼마나 능력있는 감독인지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작품 자체의 힘으로 움직이는지도 확신할 수 없군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주인공이자 작가인 앤트원 피셔에서 흐르는 거의 무식하기까지 한 우격다짐의 느낌입니다. (03/05/07)

DJUNA

기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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