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장-프랑스와 리셰 Jean-François Richet

주연
이든 호크....제이크 로닉 경사
Ethan Hawke....Sgt. Jake Roenick
로렌스 피시번....매리언 비숍
Laurence Fishburne....Marion Bishop
드리아 드 마테오....아이리스 페리
Drea de Matteo....Iris Ferry
마리아 벨로....알렉스 세이비언
Maria Bello....Alex Sabian
브라이언 드니....재스퍼 오세이
Brian Dennehy....Jasper O'Shea
존 레기자모....벡
John Leguizamo....Beck
아이샤 힌즈....안나
Aisha Hinds....Anna
킴 코티스....로젠
Kim Coates....Rosen
자 룰....스마일리
Ja Rule....Smiley
맷 크레이븐....캐프라
Matt Craven....Capra
게이브리얼 번....마커스 듀발
Gabriel Byrne....Marcus Duvall

로닉

[어썰트 13]은 존 카펜터의 유명한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불평을 늘어놓을 필요는 없으니, 카펜터의 영화 역시 하워드 혹스의 [리오 브라보]의 설정을 그대로 빌려온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어차피 같은 건 기본 설정이고 캐릭터들이나 세부사항은 모두 다르니, 그냥 같은 규칙을 활용한 영화들이라고 생각해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무대는 곧 폐쇄되는 디트로이트의 낡은 경찰서입니다. 컴퓨터나 통신기기들은 모두 떼어냈고 다들 다가올 송년 파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죠. 그런데 하필이면 교통 사고로 길이 막혀 용의자들을 잔뜩 실은 버스가 그곳에 머물게 됩니다. 그 중엔 그 날 막 경찰 하나를 찔러 죽인 갱두목 비숍도 포함되어 있었죠. 더 운이 나빴던 건 비숍의 증언을 두려워하는 타락한 경찰들이 비숍을 노리고 경찰서를 습격한다는 것이고요.

원작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의 스토리 전개 방향은 원작과 좀 다릅니다. 원작에서 경찰서를 습격하는 악당들은 거의 짐승이나 좀비처럼 생각없이 날뛰는 범죄자 집단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악당들은 잘 훈련받고 자기가 저지르는 범죄에 분명한 논리를 부여할 줄 아는 노련한 경관들입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현대 웨스턴 버전과 같았던 원작과는 달리, 이 영화는 [다이하드] 시리즈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특히 2편요.

카펜터의 영화가 투박하고 야만적인 괴물이라면 리셰의 영화는 금속성의 살인 기계 같습니다. 더 잘 통제가 되어 있고 효율적이지요. 저예산 B급 영화였던 원작과는 달리 능력있는 좋은 배우들과 스텝들을 활용할 여유도 있어 더 번지르르하기도 합니다. 엄청 튀진 않지만 잘 먹히는 몇몇 반전들과 국면전환들도 꽤 있고요.

영화는 냉정하고 잔인하며 죽어 나가는 사람들도 엄청 많습니다. 주인공들이 서부극식 명예를 그렇게까지 지키지 않았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죠. 하여간 예의차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물리적 힘을 휘둘러대는 영화의 파괴력은 예상외로 강한 편입니다.

정리하면, 리셰의 [어썰트 13]는 썩 좋은 장르물입니다. 노련한 전문가들이 야심없이 할 것만 경제적으로 한 기성품이죠. 전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영화들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몇몇 장면들은 그냥 불쾌했지만 보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았답니다. 카펜터의 원작이 가지고 있었던 개성과 날 것의 느낌은 부족하지만, 그걸 느끼고 싶다면 원작을 다시 한 번 보면 되겠지요. (05/07/06)

DJUNA

기타등등

로저 이버트가 지적한 것인데, 이 영화의 모델이 된 [리오 브라보]의 주연이었던 존 웨인은 이든과 호크라는 이름의 캐릭터들을 모두 연기한 적 있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