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이빗 바워스 David Bowers

주연
프레디 하이모어....아스트로 보이
Freddie Highmore....Astro Boy
니콜라스 케이지....텐마 박사
Nicolas Cage....Dr. Tenma
빌 나이히....엘레펀 박사
Bill Nighy....Dr. Elefun
크리스틴 벨....코라
Kristen Bell....Cora
사무엘 L. 잭슨....조그
Samuel L. Jackson....Zog
샬리즈 테론....'우리의 친구들' 나레이터
Charlize Theron....'Our Friends' Narrator
도널드 서덜랜드....스톤 대통령
Donald Sutherland....President Stone
유진 레비....오린
Eugene Levy....Orrin
모시스 아리아스....제인
Moises Arias....Zane
네이던 레인....햄 에그
Nathan Lane....Ham Egg
맷 루카스....스팍스
Matt Lucas....Sparx
매들린 캐롤....위젯 / 그레이스
Madeline Carroll....Widget / Grace
라이언 스타일즈....피스타치오 씨
Ryan Stiles....Mr. Pistachio
스털링 보몽....슬러지
Sterling Beaumon....Sludge
빅터 보나비타....샘
Victor Bonavida....Sam
토니 매튜스....코라의 아빠
Tony Matthews....Cora's Dad

아스트로 보이

많은 [아톰] 팬들은 영화판 [아스트로 보이]가 지나치게 할리우드화되어 원작의 추억을 해칠지도 모른다고 걱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조금 지나친 것이 아닐까요. 모든 각색물들은 매체를 옮기면서 재해석의 과정을 거칩니다. [아톰]도 예외는 아니어서 만화책과 이후 나온 시리즈들은 모두 스토리와 캐릭터의 성격이 조금씩 다릅니다. 많이들 오리지널의 일본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걱정하던데, 원래 [아톰]은 어느 정도 무국적 캐릭터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스트로 보이]는 할리우드 영화라고 보긴 좀 그래요. 다국적 영화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원작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지만 이 다국적인 느낌은 원작의 지향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여간 영화를 보면서 이 작품이 할리우드에서 나오는 다른 만화책 각색물에 비해 특별히 다른 대접을 받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국내판에서는 [아톰의 귀환]이라는 부제를 달았지만, 영화는 속편이 아닙니다. '아톰의 귀환'이라는 제목도 영어 이름 아스트로 보이와 아톰을 연결하려는 의도에서 단 것이겠죠. 하여간 영화는 아스트로 보이의 탄생을 다루고 있는데, 원작의 기본 설정에서 많이 벗어난, 또는 벗어난 것처럼 보이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 하늘을 떠다니는 메트로 시티의 설정은 기억하지 못 합니다. 텐마 박사의 캐릭터는 많이 부드러워졌고, 아스트로 보이가 버려지고 방황하다 받아들여지는 과정도 바뀌었습니다. 보다 스필버그/찰스 디킨스식으로요. 그런데 과연 이걸 다 기억하고 구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온 가족이 보는 애니메이션 영화치고는 정치색이 강한 영화입니다. 하긴 인간과 로봇의 불평등이라는 원작의 테마도 정치적이었지요. 영화에서는 그게 조금 더 강합니다. 도시의 지배자이고 영화의 악당인 스톤 대통령(자막에서는 총리로 나오는데, 왜 그랬을꼬)은 전형적인 우파 악당입니다. 하늘에 떠 있는 마천루 성에 살면서 부자들에게 감세 혜택을 주었는데도 계속 인기가 떨어지자 도시 밑의 땅 위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과 전쟁을 벌여 재선을 노리는 인물이죠. 물론 이 인물의 설정은 각 나라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자기식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영화에 나오는 깨끗한 '블루 에너지'와 오염이 심한 '레드 에너지'를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마음만 먹으면 우리도 우리식 해석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아주 쉽습니다.

영화의 스타일은 5,60년대 SF의 감수성에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깨끗하고 귀엽고 복고적이죠. 메트로 시티는 SF팬들의 이상향이라 할 수 있는 곳이고 버려진 아이들과 로봇들이 사는 표면에는 스팀펑크의 고풍스러운 맛이 있습니다. 영화의 이미지 구성은 다들 다른 영화나 만화에서 조금씩 가져온 것 같은데, 원래 복고 스타일이라는 게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영화의 복고 분위기가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아스트로 보이의 캐릭터입니다. 그는 단순하고 선량하며 냉소주의나 불필요한 반항심에 물들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건전한 영웅 캐릭터지요. 영화는 불필요한 추가 없이 우직하게 이를 밀어붙이는데, 결과는 나름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아스트로 보이]는 결코 열광적인 팬보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원작에 대한 향수를 품고 있는 중장년층 역시 이 영화를 그리 좋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스트로 보이]는 좋은 애니메이션과 재미있는 액션, 의미있는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이며, 비교적 이야기가 평범하게 흘러간다고 해도 관객들을 지루하게 방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그 이상을 요구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09/12/28)

DJUNA

기타등등

레닌의 초상화가 나오는 가족 애니메이션은 오늘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진지하게 묘사되지는 않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