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검객 아즈미 대혈전 Azumi (2003) * * 1/2

감독
기타무라 류헤이 Ryuhei Kitamura

주연
우에토 아야....아즈미
Aya Ueto....Azumi
오구리 슌....나치
Shun Oguri....Nachi
나리미야 히로키....우키하
Hiroki Narimiya....Ukiha
코하시 켄지....휴가
Kenji Kohashi....Hyuga
타카토시 가네코....아마기
Takatoshi Kaneko....Amagi
이시가키 유마....나가라
Yuma Ishigaki....Nagara
사노 야스타카....유라
Yasutaka Sano....Yura
신지 스즈키....아와
Shinji Suzuki....Awa
나가야마 에이타....히에이
Eita Nagayama....Hiei
야마구치 쇼고....코모루
Shogo Yamaguchi....Komoru
이부 마사토....아나소 나가마사
Masatô Ibu....Nagamasa Asano
기타무라 가츠키....칸베 이노우에
Katsuki Kitamura....Inoue Kanbei
마츠모토 미노루....사루
Minoru Matsumoto....Saru
오다기리 죠.....모가미 비죠마루
Jô Odagiri....Bijomaru Mogami
오카모토 아야....야에
Aya Okamoto....Yae

아즈미
[아즈미]의 시대배경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 막부 시대가 시작될 무렵입니다. 주인공 아즈미는 전쟁으로 어머니를 잃고 다른 고아 아홉 명과 함께 산 속에서 자객으로 키워진 16살 소녀고요. 막판에 가장 친한 친구를 죽여야 할 정도로 혹독한 훈련에서 살아남은 아즈미와 일행들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정적 셋을 암살하기 위해 바깥 세상으로 나가고, 그 뒤로 영화 속에서는 수백 명의 목숨이 날아가는 대학살이 펼쳐집니다.

설정만 따진다면 시대극이지만, [아즈미]는 고증같은 하찮은 디테일엔 신경 끈 영화입니다. 특히 아즈미와 동료들을 보세요. 꼭 21세기 현대도시의 슬럼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온 틴에이저들처럼 행동하고 있잖아요. 입고 있는 옷이나 헤어스타일이 적당히 현대식으로 개조된 건 말할 필요도 없고요.

황당한 설정과 만화적 액션으로 가득 한 영화이지만, [아즈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꽤 심각한 척 합니다. 주인공 아즈미와 동료들은 자기네들이 지금 말려든 상황에 대해 언제나 진지합니다. 이들은 임무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울 수 없는 자기네들의 입장 때문에 고민하기도 하고, 자기 손에 죽은 사람들이 과연 정말 나쁜 사람들이었는지 궁금해하기도 하며, 처음엔 당연히 생각했던 '임무'의 당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전 이런 고민들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기본적인 설정부터 노골적인 만화적인 황당함을 추구하고 있고 캐릭터들도 스테레오타입들이라 진지하고 현실적인 고민보다는 도식적인 장르 공식을 답습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가끔 영화가 장르적 도식성에서 벗어날 때도 있긴합니다만, 그런 장면들은 대부분 어색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피투성이 '임무'에 질린 아즈미가 곡예단 소녀 야에(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깊이 비슷한 것이 느껴지는 인물입니다)와 함께 도피하는 부분이죠. 이 장면은 꽤 진지한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참견하는 도식적인 액션 영화 공식과 아즈미를 연기한 우에토 아야의 굳은 연기 때문에 충분한 고도에 오르지 못하고 주저 앉아버리고 말아요.

하지만 영화가 정말로 이런 드라마들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아즈미]가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심각한 드라마가 아니라 호사스러운 현대식 테크닉과 만화적 과장을 동원한 액션일테니 말이죠. [아즈미]가 아주 유려한 액션 영화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겁없이 온갖 시도를 다하는 액션 영화인 건 분명합니다. 그게 어울리건 어울리지 않건요. 물론 그 절정은 아즈미가 사부를 구하기 위해 적진에서 200명의 자객들과 싸우는 장면이겠지만요.

전 [아즈미]와 이상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관객은 아닙니다. 원작 만화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기타무라 류헤이의 소문난 전작 [버수스]도 아직 못봤거든요. 꽤 유명하다고들 하는 배우들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고요. 솔직히 이런 식의 감상적인 난도질 영화는 제 체질도 아니에요. 그러나 이 영화가 그런 저에게도 일종의 피투성이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주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군요. (04/06/18)

DJUNA

기타등등

아즈미가 마지막 혈전을 벌이는 떠돌이 무사 마을과 장미를 든 변태 자객 비죠마루를 보면서 제가 계속 [요짐보]를 떠올린 건, [아즈미]가 의도적으로 그 영화를 모방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제가 본 사무라이 영화들이 얼마되지 않기 때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