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지 시드니 George Sidney

주연
레드 스켈턴....스티븐 엘리엇
Red Skelton....Steve Elliot
에스터 윌리엄스....캐롤라인 브룩스
Esther Williams....Caroline Brooks
베이질 라스본....조지 애덤스
Basil Rathbone....George Adams
빌 굿윈....윌리스 에반스 교수
Bill Goodwin....Professor Willis Evans
진 포터....진 앨런우드
Jean Porter....Jean Allenwood
나나 브라이언트.....클링턴 학장
Nana Bryant....Dean Clinton
카를로스 라미레스....자기자신
Carlos Ramírez....Himself
에셀 스미스....에셀 스미스 - 음악 교사
Ethel Smith....Ethel Smith - Music Teacher
하비에 쿠가 오케스트라....자기자신들
Xavier Cugat Orchestra....Themselves
리나 로메이....자기자신
Lina Romay....Herself
해리 제임스와 뮤직 메이커스....자기자신들
Harry James and His Music Makers....Themselves
헬렌 포레스트....자기자신
Helen Forrest....Herself
도널드 믹....케스터 클라젠프란츠
Donald Meek....Chester Klazenfrantz
재클린 달리아....마리아 도란고
Jacqueline Dalya....Maria Dorango
프란시스 피엘롯....헨드릭스 교수
Francis Pierlot....Professor Hendricks

캐롤라인

[수영하는 미녀]는 에스터 윌리엄스의 첫 주연작입니다. 사실 각본만 보면 역할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에요. 버스터 키튼 영화의 여자주인공 정도입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건 괴상한 소동으로 코미디를 연출하는 남자주인공이고 여자주인공은 그에게 동기만 제공해주면 됩니다.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만 빼면 말이죠.

레드 스켈턴이 연기한 스티브 엘리엇은 잘 나가는 작곡가입니다. 하지만 그가 여대 수영 코치인 캐롤라인 브룩스(당연히 에스터 윌리엄스죠)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쇼 비즈니스에서 은퇴하려고 하자, 프로듀서인 조지 애덤스는 결혼식에 스티브의 진짜 아내라고 주장하는 배우를 투입합니다. 실망한 캐롤라인은 여대로 돌아가고, 스티브는 아직 바뀌지 않은 여대 교칙을 이용해 그 학교에 신입생으로 들어갑니다. 학교에서는 어떻게든 스티브를 제적시키려 하고 스티브는 학생으로 남아 다시 캐롤라인의 사랑을 얻으려 하죠.

영화의 각본은 나쁩니다. 아니, 그냥 없는 것이나 다름 없어요. 위에 제가 요약한 설정은 어떤 극적 기능도 하지 못합니다. 캐롤라인과 스티브 사이의 오해는 너무나도 쉽게 풀려 버리고 애덤스의 계략도 그냥 설정만을 제공해줄 뿐이죠. 이 각본은 순전히 이 영화에 출연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장기 자랑을 할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한 핑계입니다. 디베르티스망이 너무 많아요. 여기서 장기 자랑을 하는 건 레드 스켈턴과 에스터 윌리엄스 뿐만이 아니에요. 웬만큼 비중이 큰 조연들은 모두 자기만의 장기가 있습니다. 그건 노래일 수도 있고 트럼펫 연주일 수도 있고 오르간 연주일 수도 있지요. 모두 재주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허술한 스토리를 변명하기엔 부족합니다. 아무리 레드 스켈턴이 온갖 애드립으로 분위기를 띄우려 해도요. 그래도 레드 스켈턴은 코미디언으로서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지만 에스터 윌리엄스는 영화 대부분 그럴 기회도 없죠. 윌리엄스의 캐릭터 캐롤라인은 개성도 의지도 없는 꼭두각시거든요. 그렇다고 풋내기 윌리엄스에게 그걸 극복할 연기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전체 영화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첫 장면에서 수영 실력을 뽐냈던 캐롤라인은 조지 애덤스가 제작하고 스티브가 음악을 담당한 새 뮤지컬 쇼의 주연이 됩니다. 물론 그 뮤지컬 쇼의 내용은 엄청나게 커다란 풀장에서 수영복을 입은 수많은 미녀들이 헤엄치고 점프하고 도약하는 거죠. 논리적으로 따지면 이건 정말 괴상합니다. 고정된 좌석에 앉은 관객들이 그 스펙터클을 제대로 감상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이들의 쇼를 제대로 즐기려면 관객들은 카메라와 함께 물 속과 물 밖을 오가며 3차원으로 쇼의 구성을 조감해야 합니다. 하지만 MGM 뮤지컬들이 대부분 그렇듯, 영화는 그런 논리를 깔끔하게 무시합니다. 그래도 되는 것이, 이 영화가 제공해주는 스펙터클은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에스터 윌리엄스에게 수영을 시키는 뮤지컬을 만든다!'라는 설정이 MGM의 전문가들에게 떨어지자 순식간에 아쿠아 뮤지컬이라는 장르 하나가 거의 완성된 형태로 튀어나온 것입니다. (07/09/03)

DJUNA

기타등등

스티브가 대학교수의 개를 피하려고 문짝을 뜯어내 달아나는 장면은 우연히 촬영현장을 들른 버스터 키튼이 낸 아이디어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