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진광교

주연
박용우....강형사
남궁민....민우
민지혜....수연
이기영....이기철
김동하....조상태
김응수....강력반장
오정세....유창원
양태도....김현석
박병은....민형사
전진기....이형사

강형사

[뷰티풀 선데이]는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불쾌한 함정에 빠진 두 어리석은 남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남자 주인공 1번인 강형사는 아내의 입원비를 지불하기 위해 마약상과 결탁한 부패 형사이고, 남자 주인공 2번인 민우는 짝사랑하는 여자를 겁탈했다가 몇 년 뒤 시치미 뚝 떼고 그 여자에게 접근해 결혼까지 한 파렴치한이죠. 둘은 영화 후반까지 만나지 않으므로, 여러분은 왜 이들이 같은 영화에 나오는 건지 궁금해할 겁니다. 답은? 빌 S. 밸린저요. 이 이름 하나만으로 전 이 영화의 마지막 결말까지 폭로한 셈입니다. 스포일러 경고를 달았어야 했나요?

밸린저식 스토리텔링을 취한 것은 영화의 단점이 아닙니다. 반대로 장점이지요. 흥미진진한 형식은 언제나 이야기될 가치가 있습니다. 비록 그것이 장르 내에서 재활용되는 것이라고 해도요. 세상에 정말로 새로운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문제는 이런 형식을 취한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 선택 자체에 만족하고 만다는 것이죠. 형식은 형식일 뿐이고 이런 이야기를 제대로 살리려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데 말이죠.

그런 면에서 [뷰티풀 선데이]는 그 형식을 그렇게 잘 살리고 있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기는 한데 대부분 간신히 의무방어만 하는 셈이고, 두 이야기를 연결시켜주는 복선은 허약하기 그지 없죠. 진상을 속이기 위해 깔아놓은 가짜 단서들도 어색할 뿐이고요. 결정적으로 결말 부분이 너무 장황해요. "너네들 무슨 말을 할지 다 알 거든? 그러니까 제발 뜸들이지 마!"라고 고함을 질러대고 싶지요.

더 큰 문제점은 캐릭터 설정과 연기 지도에 있습니다. [뷰티풀 선데이]는 기본적으로 섬세한 심리물을 의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는 형식의 핵심이에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둘 다 어설프기 짝이 없어요. 배우들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그들은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하지만 설정과 연기 지도가 나쁘면 그들도 어쩔 수 없지요. [뷰티풀 선데이]의 캐릭터들은 그냥 시끄러운 인형들입니다. 동작에서부터 표정 하나하나까지 몽땅 장르에서 훔쳐온 뻣뻣 연기로 일관하고 있지요. 그것도 매 장면마다 고함을 질러대면서요. 그나마 넉넉한 출연시간을 보장받은 노련한 배우인 박용우만이 그 난장판 속에서도 비교적 여유있게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요.

결정적으로 이 딱한 중생들에게 공감이 가느냐... 아뇨. 그러기엔 이들의 자기연민이 너무 강해요. 관객들이 뭘 더해줄 여유가 없지요. 그들의 멍청함 때문에 고생하는 주변 사람들이 불쌍하다면 더 불쌍한데, 이 식인귀 같은 주인공들은 심지어 그들까지 자기연민의 재료로 삼아버리는군요.

남은 건? 완전히 구현되지 못했지만 여전히 쓸만한 아이디어와 정말 아파보이는 박용우의 연기요. 다행히도 이 덩어리들은 여전히 꽤 커요. (07/03/12)

DJUNA

기타등등

영화상영이 끝날 무렵 회사 사람 하나가 나와서 간담회를 진행한답시고 엔드 크레딧을 먼저 끊어달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더군요. 정말 보기 싫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