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빈센트 미넬리 Vincente Minnelli

주연
주디 홀리데이....엘라 피터슨
Judy Holliday....Ella Peterson
딘 마틴....제프리 모스
Dean Martin....Jeffrey Moss
프랭크 클락....래리 헤이스팅스
Fred Clark....Larry Hastings
에디 포이 주니어....J. 오토 프란츠
Eddie Foy Jr.....J. Otto Prantz
진 스테이플튼....수
Jean Stapleton....Sue
루스 스토리....그웬
Ruth Storey....Gwynne
도트 클락....반스 경위
Dort Clark....Insp. Barnes
프랭크 고신....블레이크 바튼
Frank Gorshin....Blake Barton
랠프 로버츠....프랜시스
Ralph Roberts....Francis
발레리 앨런....올가
Valerie Allen....Olga
버나드 웨스트....조 키첼 박사
Bernard West....Dr. Joe Kitchell
스티븐 펙....칼
Steven Peck....Carl
게리 멀리건....엘라의 소개팅 상대
Gerry Mulligan....Ella's blind date

제프리와 엘라

[전화벨이 울리고]는 한 시대를 접는 영화입니다. 아서 프리드와 빈센트 미넬리의 마지막 MGM 뮤지컬이고 주디 홀리데이의 마지막 영화지요. 홀리데이는 5년 뒤에 유방암으로 죽었습니다.

영화의 무대는 브루클린의 전화응답서비스입니다. 주인공인 전화응답원 엘라는 지나칠 정도로 고객들의 사생활과 개인사에 열성인데, 그러다보니 조금씩 그들의 인생에 말려들고 그들 중 한 명인 브로드웨이 극작가 제프리 모스와 사랑에 빠져 버리죠. 모스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중요한 기회가 날아버릴 위기에 처하자 엘라는 직접 모스의 아파트로 달려가 그를 위기에서 구출하지만 그 뒤로 자기를 사랑하게 된 모스에겐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없지요. 엘라는 모스의 전화를 받을 때는 늘 65세 할머니 목소리를 연기하고 있었고 전화응답서비스 회사가 음란사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경찰들이 계속 그들을 감시하며 체포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으니까요.

참으로 아날로그적인 설정이지만 그만큼이나 지금의 디지털 시대와도 잘 맞아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현대의 인터넷으로 옮겨도 설정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 아이디어를 잘 잡아 이야기의 수명이 늘어난 예라고 할까요.

물론 이야기는 요새 영화들에 비해 훨씬 낙천적입니다. 도시나 전화선을 통해 만난 익명의 사람들의 선량함을 철썩같이 믿고 있지요. 엘라가 만나는 사람들 중 연쇄살인범이나 미성년자 성추행범들은 없습니다. 모두 자기 일에 열심인 선량한 사람들이죠. 심지어 뉴욕의 길거리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영화(그리고 원작 연극)는 대도시의 전화선을 통해 이어지는 익명의 연결도 기본적으로는 관계맺기에 대한 인간의 당연한 욕망에 기반을 둔 것이고 그 결과도 긍정적이라고 믿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그건 기본적으로 장르적 믿음이겠죠. 이 영화는 뮤지컬 코미디이니까요.

뮤지컬로서 [전화벨이 울리고]는 MGM 전성기 영화들에 못 미칩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줄 스타인의 흐릿한 음악에 있는 것 같아요. 영화를 장악할만한 뚜렷한 곡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베티 콤든과 아돌프 그린, 빈센트 미넬리, 앙드레 프레빈과 같은 걸출한 MGM 전문가들도 이 영화에서는 그냥 중간치기만 합니다. 유명인사들의 세례명만 언급하는 연예계 사람들의 스노비즘을 꼬집는 [Drop That Name]와 같은 곡들은 재치가 넘치고 귀엽지만 꼭 집어 장점을 예찬할 정도까지 아니죠.

이 영화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주디 홀리데이입니다. 브로드웨이 연극에서 했던 역할을 영화에서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데, 홀리데이의 엘라는 힘에 넘치고 씩씩하고 당당한 캐릭터입니다. 다소 개성없는 뮤지컬 넘버인 [I'm Going Back]이 그렇게 멋지게 들리는 것도 주디 홀리데이의 존재감 때문이죠. 그에 비하면 상대역 딘 마틴은 지나치게 달짝지근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흠잡을 정도는 아닙니다. 5,60년대에 더 잘 먹혔던 그의 개성일뿐이죠. (07/05/24)

DJUNA

기타등등

주디 홀리데이의 유일한 컬러 영화라고 하더군요. 엑스트라로 나왔던 처음 두 편을 제외하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