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노라 에프론 Nora Ephron

주연
니콜 키드먼....이자벨 비글로우/사만다
Nicole Kidman....Isabel Bigelow/Samantha
윌 페럴....잭 와이어트/대린
Will Ferrell....Jack Wyatt/Darrin
셜리 맥클레인....아이리스 스미스슨/엔도라
Shirley MacLaine....Iris Smythson/Endora
마이클 케인....나이젤 비글로우
Michael Caine....Nigel Bigelow
제이슨 슈와츠먼....리치
Jason Schwartzman....Ritchie
크리스틴 체노위스....마리아 켈리
Kristin Chenoweth....Maria Kelly
헤더 번즈....니나
Heather Burns....Nina
캐롤 셜리....클라라 이모
Carole Shelley....Aunt Clara
스티브 카렐....아서 삼촌
Steve Carell....Uncle Arthur
케이티 피네런....쉴라 와이어트
Katie Finneran....Sheila Wyatt

잭과 이자벨

[그녀는 요술쟁이]는 엘리자베스 몽고메리가 주연한 히트 시트콤 [아내는 요술쟁이]의 노라 에프론식 리메이크입니다. [어페어 투 리멤버]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연관성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에프론은 사만다와 대린의 이야기를 21세기 초의 현대로 업데이트 시키는 대신 사만다와 대린의 이야기를 텔레비전 시리즈로 인식하고 살아가는 동안 그 시리즈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신 들려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잭 와이어트라는 한물 간 영화배우가 [아내는 요술쟁이]의 리메이크 텔레비전 시리즈로 재기하려고 하면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역할을 늘리기 위해 사만다 역을 무명 배우에게 주자고 주장하던 잭은 서점에서 우연히 사만다의 코쫑긋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이자벨이라는 여자를 만납니다. 잭이 모르고 있었던 건 그 이자벨이라는 여자가 사만다처럼 진짜 마녀였다는 거죠.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설정도 창의적이고 생산적입니다. 고전을 리메이크한답시고 이전에 했던 이야기를 되풀이할 필요도 없고 수십 년전에나 맞았던 설정을 어색하게 업데이트시킬 필요도 없죠. 그냥 쉽게 쓸 수 있는 현대인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이야기를 하게 하면 됩니다. 그러는 동안 허구와 현실을 뒤섞고 오리지널 시리즈를 인용하거나 그에 대해 논평할 수 있고요. 오리지널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이게 원작에 대한 애정을 표출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일 수도 있을 거예요.

이 이야기는 [아내는 요술쟁이]라는 원작을 무시한다고 해도 꽤 괜찮은 역학 관계를 포함합니다. 에고로 똘똘 뭉친 얄팍한 왕년의 스타와 마치 담배라도 되는 양 마법을 끊으려는 마녀의 관계말이죠. 스타의 에고는 어느 때라도 마녀의 힘에 의해 박살날 수 있고 풋내기 배우인 마녀의 위치는 스타의 변덕에 의해 좌우될 수 있어요. 설정만 만들었는데도 벌써 전쟁의 긴장감이 돕니다.

그러나 에프론의 [그녀는 요술쟁이]는 결코 그렇게 긴장감 넘치는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죠. 영화는 맹하고 느리고 물에 물탄 듯 싱겁습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너무 선량하고 성실하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에프론은 주제에 지나치게 진지하게 접근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습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처럼 현실적인 사람들을 다룰 때는 이런 식의 접근법도 먹힙니다. 하지만 주인공들 중 한 명이 전지전능한 힘을 휘두르는 마녀라면 보다 크고 요란한 소동과 자유로운 욕망의 분출이 필요한 것입니다. 에프론의 영화와 주인공들은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 안에 갇혀 그냥 얌전하기만 합니다. 심지어 닳고 닳은 속물이어야 할 잭도요.

그래도 윌 페럴의 요란한 코미디는 즐겁고 니콜 키드먼은 그 사람다운 방식으로 사랑스럽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원작에 대한 향수나 자체적인 코미디의 힘보다는 두 배우의 스타 파워에 의해 움직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05/08/09)

DJUNA

기타등등

키드먼은 요새 왜 이렇게 리메이크 영화에 많이 출연한답니까? 배우 자신에겐 각각의 영화가 새로운 도전이겠지만 요샌 정도가 좀 심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