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이빗 S. 고여 David S. Goyer

주연
웨슬리 스나입스....블레이드
Wesley Snipes....Blade
제시카 빌....애비게일 휘슬러
Jessica Biel....Abigail Whistler
라이언 레이놀즈....한니발 킹
Ryan Reynolds....Hannibal King
파커 포시....다니카 탈로스
Parker Posey....Danica Talos
도미닉 퍼셀....드라큘라/드레이크
Dominic Purcell....Dracula/Drake
나타샤 리온....서머필드
Natasha Lyonne....Sommerfield
헤일리 페이지....조이
Haili Page....Zoe
트리플 H....자코 그림우드
Triple H....Jarko Grimwood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에이브러햄 위슬러
Kris Kristofferson....Abraham Whistler

애비, 블레이드, 한니발

전 블레이드가 싫습니다. 아무리봐도 좋아할 구석이 없는, 애교없고 매력없고 감정도 없는 킬링 머신이잖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그가 나오는 영화들에게 무작정 낮은 점수를 준 건 아닙니다. 전 [블레이드 2]는 비교적 좋게 봤거든요. 블레이드는 여전히 재수없는 인간이지만 그래도 그가 나오는 영화가 그의 따분한 한계를 극복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미안하지만 [블레이드 3]은 그런 예가 못됩니다. 아마 캐릭터의 한계겠지요. 아니면 지금까지 각본을 쓰다가 감독까지 맡은 데이빗 S. 고여의 한계거나요.

영화는 언제나처럼 블레이드와 뱀파이어 일당들의 한판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뱀파이어들의 리더인 다나카 탈로스는 블레이드를 없애기 위해 최초의 뱀파이어를 불러옵니다. 블레이드는 실수로 뱀파이어 대신 사람을 죽이고 체포되고 그 와중에 위슬러를 잃지만 때마침 편리하게 등장한 위슬러의 딸 애비게일과 동료들에게 구조됩니다. 오리지널 뱀파이어는 뱀파이어들을 몰살시킬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해서 블레이드와 오리지널 뱀파이어는 끝에 가서 한판 붙어야 하죠.

영화는 천박합니다. [블레이드 2]가 흥미로웠던 건 블레이드와 위슬러를 뺀 나머지 캐릭터들이 그럴싸한 인간적 비극의 한가운데 몸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 영화엔 어떤 인간적 감정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블레이드는 오랜 동료인 위슬러를 초반에 잃지만 마치 지나가던 개가 죽었냐는 듯 반응이 없죠. 나머지 캐릭터들도 특별히 다를 게 없어요. 우리가 보는 건 사람이 아니라 가끔 쿨한 척하는 대사들을 쏘아대고 폭력을 휘둘러대는 마네킹들입니다. 그들의 논리는 동네 깡패들의 마인드에서 특별히 벗어나 있지도 않습니다.

덕택에 영화는 무책임하게 정당화된 깡패 폭력들의 연속이 됩니다. 이 무신경함은 불쾌할 뿐만 아니라 재미도 없습니다. 견자단과 컴퓨터 그래픽 아티스트들의 도움을 받아 근사한 아크로바트로 탄생했던 [블레이드 2]의 폭력 장면들과 비교해보면 [블레이드 3]는 그냥 지루합니다. 물론 고여는 전편과 차별화되는 폭력 장면들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스타일을 바꾸려면 그 전에 자기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겁니다.

영화는 심각한 미스캐스팅과 배우 낭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도미닉 퍼셀은 외모부터 너무 순둥이같아서 악역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파커 포시나 나타샤 리온은 서글프게 낭비된 배우들이고요. 빌이나 레이놀즈는 그럭저럭 영화를 따라가긴 하는데, 그렇다고 이 영화에 그들이 연기할만한 뭔가가 있는 건 아닙니다. 스나입스야 언제나처럼 무표정한 액션 피겨처럼 굴고 있고요. 이 사람은 이 지루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재미있을까요? (04/12/08)

DJUNA

기타등등

그래요. 존 도의 정체는 뱀파이어였어요.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