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크리스 나흔 Chris Nahon

주연
전지현....사야
Gianna Jun....Saya
앨리슨 밀러....앨리스 맥키
Allison Miller....Alice Mckee
리암 커닝엄....마이클
Liam Cunningham....Michael
JJ 필드....루크
JJ Feild....Luke
코유키....오니겐
Koyuki....Onigen
쿠라다 아수아키....타카토라 카토
Yasuaki Kurata....Kato Takatora
마이클 번....원로
Michael Byrne....Elder

사야와 앨리스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오시이 마모루의 다매체 프로젝트로 키타쿠보 히로유키의 48분짜리 중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파일럿 삼아 출발해서 세 편의 소설,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시리즈, 게임으로 분화되었죠. 전 이중 애니메이션 영화와 오시이 마모루가 쓴 [야수들의 밤]을 봤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액션과 비주얼이 인상적인 소품이었고 [야수들의 밤]은 소설을 흉내낸 설정집에 불과했지요. 다른 작품들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크리스 나흔의 [블러드]는 어디에 속할까요? 애니메이션 영화의 리메이크에 가깝습니다. 도쿄 지하철에서 시작되는 도입부는 그대로 가져오고 있고, 사야가 뱀파이어들을 소탕하러 미군 기지의 학교에 입학하는 설정도 그대로입니다. 단지 원작의 일본인 양호교사를 앨리스 맥키라는 기지 사령관의 딸로 대체하고 있어요. 괜찮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영화 내내 겁에 질려 아무 것도 못하던 양호교사와는 달리 앨리스는 꽤 적극적인 인물이며 사야와의 관계도 훨씬 친밀합니다.

하지만 각본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사야의 과거를 설명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죠. 원작의 사야는 과거를 알 수 없는 무국적의 뱀파이어이며 (적어도 제가 본 작품들 안에서는) 이 캐릭터의 과거를 억지로 끄집어내 신비스러움을 망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러고 있어요. 전 그냥 심각한 실패 같습니다. [야수들의 밤]의 설정과도 맞지 않고요. 영화는 에필로그에서 어떻게든 만회하려 하지만 이미 벌여놓은 걸 처리하기가 쉬운가요. 게다가 이런 영화에서도 뱀파이어의 정체성 문제를 봐야 하는 건지. 지겹지 않나요?

액션은 최상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초반에 벌어지는 사야의 뱀파이어 대학살은 인상적입니다. 후리후리한 동양여자가 서양소녀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걸 보는 것도 재미있고요. 하지만 액션 초보인 주연배우를 커버하기 위해서인지 카메라 트릭이 지나치게 많아서 진득하게 앉아 감상하기가 어렵더군요. 게다가 특수효과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에요. 특히 정체를 드러낸 뱀파이어를 묘사한 CG는 민망할 정도로 나쁩니다.

전지현은 어떠냐고요? 그냥 이런 다국적 영화에 출연하는 아시아 배우들이 하는 그런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꽤 장문의 대사를 자연스럽게 통제하지만 어떤 때는 아주 간단한 단어도 그냥 음성학적 흉내로 뻣뻣하게 처리해버려요. 컨디션에 따라 차이가 큰 모양이죠. 복잡한 연기가 필요없는 캐릭터이긴 합니다. 영화 내내 눈을 부릅뜨고 터프한 표정을 지으면 되니까요. 후반 회상신에는 곽재용 영화에서 익숙한 전지현 멜로 연기가 조금 나오는데, 그 장면의 전지현이 더 전지현 같습니다. (09/06/04)

DJUNA

기타등등

3부작으로 계획된 영화라고 하더군요.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전지현 나이가 지금 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