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라이언 존슨 Rian Johnson

주연
조셉 고든-레빗....브렌든 프라이
Joseph Gordon-Levitt....Brendan Frye
노라 제히트너....로라
Nora Zehetner....Laura
루카스 하스....핀
Lukas Haas....The Pin
노아 플레이스....터거
Noah Fleiss....Tugger
맷 올리어리....브레인
Matt O'Leary....The Brain
에밀리 드 라빈....에밀리 코스티치
Emilie de Ravin....Emily Kostich
노아 세건....도드
Noah Segan....Dode
리처드 라운드트리....게리 트루먼 교감
Richard Roundtree....Assistant V.P. Gary Trueman
미건 굿....카라
Meagan Good....Kara
브라이언 J. 화이트....브래드 브래미시
Brian J. White....Brad Bramish

브렌든

[브릭]의 주인공들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주택가에 사는 고등학생들입니다. 진짜 고등학생들은 아니고 할리우드 틴에이저 영화 판타지에 나오는 판타지 고등학생들이죠. 학교에 다니긴 하지만 수업은 받지 않고 어른들 뺨치는 학교내 정치에 더 신경 쓰는 아이들 말이에요. 90년대엔 이런 영화들이 많았죠.

이 영화에서 진짜로 재미있는 건 이 90년대 틴에이저 영화의 공식에 또다른 할리우드 공식을 대입했다는 것입니다. [브릭]은 필름 느와르예요. 필름 느와르의 설정만 살짝 빌린 게 아니라, 스토리에서부터 대사에 이르기까지 몽땅 진짜 필름 느와르입니다. 옛 여자친구 에밀리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주인공 남학생 브렌든은 고독한 사립탐정이고, 툭하면 그를 협박하는 학교 교장은 형사이고, 동네 학생들에게 마약을 파는 '핀'은 거물급 갱두목이고, 주인공 주변을 도는 유혹적인 동급생 로라는 전형적인 팜므 파탈입니다. 단순해보이던 사건이 점점 배배 꼬이며 확장되는 스토리 라인이나 위트와 스타일이 도를 넘어서는 대사들 역시 필름 느와르나 그들의 원작이 된 3,40년대 하드보일드 소설들을 충실하게 모방하고 있죠.

[브릭]의 매력도 스토리나 캐릭터보다는 그 스타일의 실험에서 나옵니다.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는 잘 짜여졌고 재미도 있지만, 그 자체는 별로 안 중요하죠. 수십 년 동안 필름 느와르 장르에서 반복되었던 이야기를 영리하게 재활용한 것에 불과하니까요. 하지만 이걸 틴에이저 영화와 결합하면 전혀 새로운 스타일이 만들어집니다. 배우나 감독이나 굉장히 진지하긴 한데, 그래도 뭔가 괴상한 거죠. 흑백 영화의 대도시 거리에서 우울한 중년 남녀들이 읊어야 할 대사들을 학교 로커 앞에서 새파랗게 어린 고등학생들이 태평스럽게 낭송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그들의 행동은 종종 어쩔 수 없는 틴에이저의 한계 안에 갇힙니다. 휴대전화는 선생님에게 빼앗기고, 교감에게 불려다니고, 심각한 정치적인 대화는 쿠키와 우유를 대접하는 엄마의 방해를 받죠. 그러면서도 배우들이나 감독이나, 모두 시치미 뚝 뗀 포커페이스로 일관하고 있으니 대단하달 수밖에.

영화는 장르를 넘어선 고유의 스타일도 갖추고 있습니다. 무심한 듯한 농담과 영리한 액션을 결합한 잽싸고 건조한 스토리텔링의 재미는 감독/각본가인 라이언 존슨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임기응변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넘쳐나는 브렌든의 행동을 보면 그를 만든 존슨이라는 친구의 머리가 꽤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어요. 이게 앞으로의 그의 경력에 장점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08/01/15)

DJUNA

기타등등

영화는 모두 감독이 살았던 고향 동네에서 찍었고 나오는 학교도 감독의 모교라는군요. 중간에 브렌든이 언급하는 학교 선생님 이름도 진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