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헨리 킹 Henry King

주연
타이론 파워....페드로 데 바르가스
Tyrone Power....Pedro De Vargas
진 피터스....카타나 페레스
Jean Peters....Catana Perez
시저 로메로....에르난도 코르테스
Cesar Romero....Hernando Cortez
리 J. 콥.....후안 가르시아
Lee J. Cobb....Juan Garcia
존 서튼....디에고 데 실바
John Sutton....Diego De Silva
안토니오 모레노....돈 프란치스코 데 바르가스
Antonio Moreno....Don Francisco De Vargas
토마스 고메스....바르톨로메 로메로 신부
Thomas Gomez....Father Bartolome Romero
앨런 모브레이....보텔로 교수
Alan Mowbray....Prof. Botello

페드로와 카타나

전 타이론 파워의 팬이 아닙니다. 그가 나쁜 배우였다는 건 아니고, 그가 출연한 영화들 중 썩 좋은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가 전성기에 보여주었던 그 깔끔한 매력은 요새 보면 공허한 구석이 있지요. 조금 더 오래 살면서 보다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그가 흥미로운 배우처럼 보인 영화들은 모두 타이론 파워 영화의 전형성에서 살짝 벗어난 작품들이었으니 말이죠. 하지만 40년대를 대표하는 구식 미남배우로 그를 기억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아요. 그의 얼굴을 보면 [명화극장]의 구닥다리 향수가 팍 몰려옵니다.

[캡틴 프롬 카스티야]는 그가 단골로 출연했던 활극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이런 영화들의 내용은 대부분 비슷해요. 시대배경은 40년대 미국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이국적인 시공간이고, 타이론 파워는 테크닉 컬러 화면에 어울리는 고전의상을 걸쳐입은 잘생긴 영웅입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사무엘 셸러바거의 동명 베스트셀러입니다. 원작자는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원작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왜 그랬는지 대충 짐작은 갑니다. 일단 소설의 마지막 3분의 1이 떡 잘려나갔대요. 그밖의 다른 이유로 고쳐진 부분도 많고.

영화가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은 코르테스의 멕시코 침공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코르테스 대신, 그의 부하인 가공의 인물 페드로 데 바르가스를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지요.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전반부에서 스페인의 귀족인 페드로와 그의 가족은 부당하게 종교재판의 희생자가 됩니다. 그 때문에 그는 어린 동생을 잃지만 부모를 탈출시키고 신대륙으로 달아나죠. 후반부에서 그는 코르테스의 부하가 되어 멕시코 침공에 참가합니다.

일종의 [몬테 크리스토 백작]식 복수담으로 읽힐 수 있는 이야기지만, 복수담이나 활극의 쾌락은 크지 않은 영화입니다. 주인공 페드로가 할 수 있는 일이나 하는 일이 별로 없거든요. 심지어 그는 가족을 몰락시킨 악당에게 제대로 복수할 기회를 얻지도 못합니다. 악당의 비중은 작고 너무 허망하게 퇴장하지요. 영화가 끝날 때까지 페드로는 주인공으로서 온전한 주체성을 확보하지 못합니다.

영화가 멕시코 침공을 묘사하는 관점은 더 나쁩니다. 한마디로 일관성 없이 방황하고 있어요. 일단 영화는 코르테스의 침공이 결코 긍정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점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르테스나 당시 스페인 제국, 종교재판에 대한 묘사는 물에 물탄 듯 흐릿해요. 스튜디오 자체 규약이 그에 대한 비판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이런 이야기가 타이론 파워 주연의 액션 활극 영화가 되었으니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어떻게 봤을지 상상할 수 있지 않습니까? 결정적으로 멕시코 침공을 상세하게 묘사했다는 원작과는 달리 제국을 향해 진군하는 코르테스의 군대의 뒷모습을 장엄하게 잡으며 끝이 납니다. 기가 막히죠. 원작자가 이 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도 [캡틴 프롬 카스티야]는 번지르르하게 잘 뽑힌 영화입니다. 배우들은 준수하고 (전 리 J. 콥이 가장 좋더군요) 돈을 잔뜩 들인 티가 나는 비주얼은 호사스럽습니다. 그 중 가장 잘 나온 건 알프레드 뉴먼의 음악이겠지만요. 최근 나온 DVD에서는 뉴먼의 음악만 따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07/12/19)

DJUNA

기타등등

영화 후반부에 보면 파리쿠틴 화산의 47년 분출 장면이 잡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