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로렌스 거터먼 Lawrence Guterman

주연
토비 맥과이어....루
Tobey Maguire....Lou
알렉 볼드윈....부치
Alec Baldwin....Butch
숀 헤이즈....미스터 팅클스
Sean Hayes....Mr. Tinkles
수잔 서랜든....아이비
Susan Sarandon....Ivy
조 판톨리아노....픽
Joe Pantoliano....Peek
마이클 클라크 던컨....샘
Michael Clarke Duncan....Sam
존 로비츠....칼리코
Jon Lovitz....Calico
찰턴 헤스턴....개 리더
Charlton Heston....Dog Leader
제프 골드브럼....브로디 교수
Jeff Goldblum....Professor Brody
엘리자베스 퍼킨스....브로디 부인
Elizabeth Perkins....Mrs. Brody
미리엄 마골리스....소피
Miriam Margolyes....Sophie
알렉산더 폴록....스코트 브로디
Alexander Pollock....Scott Brody

1.

닌자 고양이의 습격

[캣츠 앤 독스]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아이디어로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귀여운 애완 동물로만 알고 있었던 고양이와 개들이 수 천 년 동안 어마어마한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는 거죠. 그것도 007 뺨치는 최첨단 기기들을 동원해가면서요.

영화가 시작되면 이런 두 숙적들의 힘의 균형이 깨질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전형적인 미친 과학자인 브로디 박사가 자기 집 지하실에서 개 알러지 치료제를 만들고 있었으니까요. 미치광이 독재자 미스터 팅글스가 지휘하는 고양이들은 당연히 브로디 박사의 연구를 가로막으려 하고 개들은 브로디 박사의 집에 특급 요원을 파견하려 합니다. 하지만 어쩌다 발생한 실수 때문에 경험이 하나도 없는 비글 강아지가 그 최전선에 투입되지요.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제가 말씀드릴 필요도 없습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말 그대로 개와 고양이의 전쟁이라는 아이디어를 언덕에서 부어버린 것과 같으니까요. 이야기는 특별히 독창적인 방향 전환 없이 그냥 아래로 술술 흘러갑니다. 그만큼이나 뻔하다는 소리예요.

그러나 누가 이런 영화를 스토리 때문에 보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고양이와 개들이 짐 헨슨이 만든 로봇들과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받아 실제 세계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엄청난 재주를 부리는 걸 보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뻔한 스토리는 필수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들이 뻔할수록 동물들이 인간의 뻔한 행동을 연기한다는 기본 공식에 더 잘 맞기도 하거든요. 게다가 그냥 바보같은 이야기라고 무시하지도 못하겠습니다. 사실 '고양이와 개가 최첨단 무기를 동원해 전쟁을 벌인다'라는 아이디어는 콜롬부스의 달걀처럼, 쉽게 생각해내기 힘든 것 아니겠어요? 이런 아이디어로 박스 오피스 1위작을 만들기도 쉽지 않을 거고요.

2.

[캣츠 앤 독스]는 영화 자체의 질보다는 영화의 설정 때문에 전 미국을 논쟁의 대상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고양이를 지구를 정복하려는 악당으로, 개를 영웅적인 인간의 친구로 묘사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지요. 수많은 저명한 비평가들이 진지하기 짝이 없는 태도로 이 영화의 종차별적인 태도를 비난했습니다.

사실 이런 설정은 비교적 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합니다. 고양이가 인간의 충실한 친구이고 개가 지구를 정복하려는 악당이라면 뭔가 말이 안되지 않겠어요? 고양이 애호가들도 그런 설정을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고양이 애호가들은 이 영화를 심각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그건 이 영화가 고양이들이나 개들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고양이 애호가와 개 애호가에 대한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이쯤되면 동기가 꽤 미심쩍기도 하지요. 고양이가 개를 누르고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애완동물이 된 것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이러니 이 영화는 개 애호가들의 분노에 찬 반격으로 읽을 수도 있지요.

여러분이 더 심각한 관객이라면 이 전쟁 이야기를 주류와 비주류의 전쟁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스터 팅클스가 게이 남성의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설명하겠어요? 개들의 충성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은근히 노예근성과 순응주의를 예찬하는 것은 아닐까요?

3.

그러나 이런 이야기에 그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겁니다. 이건 그냥 귀여운 동물들이 나와 사람 흉내를 내는 가족 영화니까요. [캣츠 앤 독스]는 적당히 귀엽고 눈요기 거리도 많습니다. 애당초부터 그 정도 야심밖에 없었을테니 이 정도면 성공인 셈이죠. (01/08/06)

DJUNA

기타등등

제 앞의 애들은 닌자 고양이가 브로디 집안을 습격하는 장면에서 무섭다고 울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