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팀 버튼 Tim Burton

주연
조니 뎁....윌리 웡카
Johnny Depp....Willy Wonka
프레디 하이모어....찰리 버켓
Freddie Highmore....Charlie Bucket
데이빗 켈리....조 할아버지
David Kelly....Grandpa Joe
헬레나 본햄 카터....버켓 부인
Helena Bonham Carter....Mrs. Bucket
노아 테일러....버켓씨
Noah Taylor....Mr. Bucket
미시 파일....보리가드 부인
Missi Pyle....Mrs. Beauregarde
제임스 폭스....솔트씨
James Fox....Mr. Salt
딥 로이....움파 룸파
Deep Roy....Oompa Loompa
크리스토퍼 리....웡카 박사
Christopher Lee....Dr. Wonka
애덤 가들리....티비씨
Adam Godley....Mr. Teavee
프랑지스카 트뢰그너....글룹 부인
Franziska Troegner....Mrs. Gloop
아나소피아 롭....바이올렛 보리가드
Annasophia Robb....Violet Beauregarde
줄리아 윈터....베루카 솔트
Julia Winter....Veruca Salt
조던 프라이....마이크 티비
Jordan Fry....Mike Teavee
필립 비그라츠....아우구스투스 글룹
Philip Wiegratz....Augustus Gloop
블레어 던롭....어린 윌리 웡카
Blair Dunlop....Little Willy Wonka
리즈 스미스....조지나 할머니
Liz Smith....Grandma Georgina
아일린 에셀....조세핀 할머니
Eileen Essell....Grandma Josephine
데이빗 모리스....조지 할아버지
David Morris....Grandpa George
제프리 홀더....나레이터
Geoffrey Holder....Narrator

윌리 웡카, 찰리, 조 할아버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로알드 달의 동화는 아닙니다. 반대로 전 이 작품이 조금 불쾌하고 무섭다고 생각해요. 그게 로알드 달 동화의 특징이 아니냐고 반박한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그렇게 가볍게 넘기기가 어렵더군요.

저에겐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노골적인 어린이 학대극입니다. 물론 [마틸다]나 [제임스와 수퍼 복숭아]에도 어린이 학대는 등장해요. 하지만 그 작품들에서 학대받는 아이들은 주인공이고 학대하는 쪽은 사악한 악당들입니다. 그건 주인공들이 극복해야 할 당연한 위기였죠. 하지만 이 작품에서 아이들을 학대하는 건 악당들이 아니라 주인공입니다. 이 작품의 논리에 따르면 이런 학대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죠. 버릇없는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매질이나 감금처럼요. 벌받는 아이들의 '죄악'이 너무 과장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의심은 더 커집니다. 암만 봐도 이 이야기의 주제는 "어른들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자" 같단 말이에요. 그만큼이나 찰리는 특별한 개성이 없는 투명한 아이예요.

팀 버튼의 영화에서도 이런 불쾌함은 그대로 강조됩니다. 결코 '정치적으로 공정한' 영화는 아니에요. 수많은 국가/민족/계급의 스테레오타입들이 야비할 정도로 직설적으로 묘사되는 작품이니까요. 원작에서도 그랬지만, 버튼의 이미지는 달의 그런 묘사를 극대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콜릿 공장의 움파 룸파족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인종주의의 혐의도 발견되고요. 이런 면에선 같은 원작을 다룬 71년도작 [초콜릿 천국]이 더 안전한 영화입니다. 물론 상대적으로요.

많은 미국 평론가들이 지적한 마이클 잭슨과 윌리 웡카의 유사점에 대해서는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군요. 전 원래 마이클 잭슨엔 관심이 없어서 그냥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보는 동안 자꾸 잭슨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러나 전 이게 뎁이나 버튼을 탓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 그 유사성을 지적한 로저 이버트를 더 탓하겠어요.

이 거슬리는 부분들은 사실 단점이나 예술적 실수라고 쉽게 평가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닙니다. 달의 원작을 불쾌하고 기분 나쁘게 각색하는 건 오히려 정통적인 해석이죠. 이 영화에서 달의 사디즘과 극단주의는 버튼의 인공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들과 이상적인 조화를 이룹니다. 지나치게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사용되어서 이전의 손맛이 덜 느껴지긴 하지만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멋진 버튼 영화입니다.

조니 뎁에 대해서 말하라고 한다면, 그의 윌리 웡카는 진 와일더의 윌리 웡카 보다 훨씬 소름끼칩니다. 와일더의 웡카는 그래도 마음이 통하는 조언자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뎁의 윌리 웡카는 성년과 미성년, 현실과 공상 사이의 경계에 갇혀 있는 인공적인 괴물입니다. 거의 정신질환자처럼 보여요. 이런 뎁의 선택을 비판한 이버트와는 달리, 전 이게 그렇게 큰 실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달이 묘사한 웡카와 아주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달의 개성을 보나, 버튼의 개성을 보나, 비교적 자연스러운 해석이거든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좋은 영화일까요? 전 충실한 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모험적이라기보다는 전통적인 버튼 영화고요. 지나치게 드라이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 작품은 버튼의 [혹성탈출]보다는 오래 기억에 남을 거예요. 그러나 대니 앨프먼의 뮤지컬 넘버가 71년 버전 노래들의 인기를 따라잡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05/09/01)

DJUNA

기타등등

시사회 중간에 필름이 심하게 흔들리더군요. 짜증나 죽는 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