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믹 개리스 Mick Garris

주연
헨리 토마스....제이미
Henry Thomas....Jamie
루시 로리에....카트린느
Lucie Laurier....Catherine
맷 프루어....월리
Matt Frewer....Wally
폴 우....후퍼
Paul Wu....Hooper

제이미

믹 개리스가 없었다면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리즈도 존재할 수 없었겠지만, 그렇다고 그의 [초콜렛]을 칭찬할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지옥행 히치하이커]처럼 아주 나쁜 영화는 아니에요. 하지만 무개성적이고 평범하며 몇몇 노골적인 계산실수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영화는 막 폭력적인 상황에서 빠져나온 듯한 헨리 토머스의 캐릭터 제이미의 피투성이 얼굴 클로즈업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카메라 뒤에 있는 형사에게 지금까지 자기에게 일어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죠.

그가 겪은 일은 신기하지만 장르 세계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현상입니다. 주인공이 갑자기 다른 사람의 감각을 체험하게 된 것이죠. 제이미에게 그 경험은 다른 사람이 먹은 수제 초콜릿 맛에서 시작됩니다. 서서히 그는 그 인물의 청각과 시각, 섹스의 쾌락까지 체험하게 되고 그 사람이 금발머리의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된 뒤로는 그녀와 사랑에 빠집니다.

만약 그가 이것으로 만족했다면 이 이야기는 초현실적인 로맨스가 되었겠죠. 하지만 그 여자가 살인을 저지르고 제이미가 그녀를 찾아 캐나다로 찾아오면서 사태는 컴컴해집니다. 도입부 때부터 중간중간 나오는 제이미의 얼굴을 봐도 이 영화가 해피 엔딩이 아니라는 건 분명하잖아요.

아까도 말했지만 개리스가 그리는 이야기는 중반까지 그냥 평범합니다. 장르 세계에서 거의 도식화된 설정이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걸 넣어주어야 이야기가 먹힐 텐데, 개리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공법으로 이야기를 몰아붙여요. 그 때문에 영화의 페이스는 불필요하게 느리고 조금 따분하게 느껴집니다.

이야기가 해결되는 클라이막스와 결말 부분에 이르면 영화는 더 나빠집니다. 호러물의 파국을 만들기 위해 지나치게 무리수를 두고 있는 거죠. 이 영화의 폭력적인 클라이막스는 억지 의무방어라는 느낌밖에 들지 않습니다. 특히 제이미가 짝사랑하는 여성 캐릭터 카트린느의 성격과 행동이 너무 괴상해서 전혀 믿음이 가지 않지요.

[트왈라이트 존]과 같은 일반 앤솔로지에 수록되었다면 [초콜렛]은 그럭저럭 자기 역할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거장들의 이름값에 의해 지탱되는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리즈에서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군요. (06/09/15)

DJUNA

기타등등

그래도 헨리 토머스가 여자 입장에서 섹스의 쾌락에 헐떡이는 모습을 이 영화가 아니면 다른 어디에서 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