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카펜터 John Carpenter

주연
키스 고든....어니 커닝햄
Keith Gordon....Arnie Cunningham
존 스톡웰....데니스 길더
John Stockwell....Dennis Guilder
알렉산드라 폴....리 캐벗
Alexandra Paul....Leigh Cabot
로버트 프로스키....윌 다넬
Robert Prosky....Will Darnell
해리 딘 스탠튼....루돌프 전킨스
Harry Dean Stanton....Rudolph Junkins
크리스티나 벨포드....레지나 커닝햄
Christina Belford....Regina Cunningham
로버트 블러섬....조지 르베이
Roberts Blossom....George LeBay
윌리엄 오스트랜더....버디
William Ostrander....Buddy
데이빗 스필버그....케이시
David Spielberg....Mr. Casey
말콤 대너....무치
Malcolm Danare....Moochie
스티븐 태시....리치
Steven Tash....Rich
스튜어트 차노....반덴버그
Stuart Charno....Vandenberg
켈리 프레스턴....로잰
Kelly Preston....Roseanne
마크 포플....척
Marc Poppel....Chuck
로버트 다넬....마이클 커닝햄
Robert Darnell....Michael Cunningham

1.

전 스포츠 팬이 아니고 자동차 광은 더더욱 아닙니다. 사정이 이러니 아무리 기를 쓰고 발버둥을 쳐도 미국 영화에 나오는 남자 고등학생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을 거예요. 그렇게 이해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고 또 그럴 필요도 없지만요.

[크리스틴]이 그렇게 와닿는 영화가 아닌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전 아직도 이 바퀴 네 개 달린 기계에 대한 사람들의 열광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한테 자동차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멀미 기계일 뿐이에요.

2.

스티븐 킹의 초기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성미 고약한 58년형 플리머스입니다. 이 귀신들린 자동차는 운전사 없이 혼자 움직이고, 부서져도 저절로 복원이 되며, 차주인의 감정에 따라 끔찍할 정도로 폭력적이 됩니다. 심지어 말도 해요. 카 라디오로 50년대 록큰롤을 틀어대면서요.

당연히 이 자동차는 소심하고 학교 깡패들에게 쫓겨다니는, 안경 쓴 남자 고등학생의 차지가 됩니다. 그에게 이 자동차, 크리스틴은 자신의 꿈이 실현된 것이나 다름없죠. 크리스틴은 미국 문화에서 자동차가 상징하는 모든 것들을 줍니다. 그의 남성성은 강화되고 독립심과 자존심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릅니다. 물론 이런 비정상적인 집착의 결과는 결코 예쁘지만은 않지요.

뻔한 이야기고 모든 장면들이 예측 가능합니다. 귀신들린 자동차라는 아이디어도 그렇게 똑똑하다고 할 수 없고요. 아주 그럴싸했던 [캐리]와는 달리, [크리스틴]을 보고 있노라면 "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은 다 어디서 나오는 거지?", "왜 저 바보는 자동차한테 쫓기면서 대로로만 달리지?" 따위의 실없는 질문들이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걸 막을 수 없습니다.

이런 진부함을 보완해주는 것은 70년대 말 미국 틴에이저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진짜로 즐기려면 존 카펜터의 영화보다는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어야 합니다만, 카펜터의 영화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영화건 소설이건, [크리스틴]은 다루고 있는 대상에 대해 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세계에 대해 별다른 애정도 없고 알고 싶은 생각도 없는 저같은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저절로 움직이는 자동차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누굴 탓할 일도 아니겠지요. 단지 제가 이 영화가 타겟으로 세운 관객이 아닐 뿐이지.

3.

[크리스틴]이 살아 움직이는 자동차에 대한 스티븐 킹의 유일한 작품은 아니지요. 단편 [트럭]이나 그걸 각색한 그의 유일한 감독작인 [맥시멈 오버 드라이브]도 살아 움직이는 자동차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SF처럼 이야기를 끌어가는 [트럭]과 [맥시멈 오버 드라이브]보다는 [크리스틴] 쪽이 훨씬 설득력이 있더군요. (99/10/01)

DJUNA

기타등등

무명 시절의 켈리 프레스턴이 데니스를 짝사랑하는 로잰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라 폴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