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위시트 사사나티앙 Wisit Sasanatieng

주연
마하사뭇 부냐룩....포드
Mahasamut Boonyaruk....Pod
상통 가테-우통....진
Saengthong Gate-Uthong....Jin
사와트웡 팔라카웡 나 아타야....요드
Sawatwong Palakawong Na Autthaya....Yhod
척 스티븐스....피터
Chuck Stephens....Peter
란쿰 사닌....할머니
Raenkum Saninn.... Grandmother
펜엑 라타나루앙....나레이터
Pen-Ek Ratanaruang....Narrator

포드와 진

[티어스 오브 블랙 타이거]를 너무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지금까지 위시트 사사나티앙의 차기작을 기다려왔죠. 그 작품이 바로 [시티즌 독]인데,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솔직히 조금 실망입니다.

영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포드라는 시골 청년이 대도시 방콕에 올라와 겪는 경험담입니다. 그렇다고 일관성 있는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에요. 포드와 포드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분절된 이야기들을 담은 작은 챕터들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지요.

영화의 중심은 물론 포드입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포드와 포드가 사랑에 빠진 진이라는 여자의 관계죠. 진은 하늘에서 떨어진 정체불명의 외국어 책을 뜻도 모르면서 읽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플라스틱병을 모아 달에 닿을 정도로 높은 산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포드가 그러는 동안 만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헬멧 비에 맞아 죽은 뒤에도 여전히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 노릇을 하는 유령, 스물을 넘긴 어른이지만 여전히 어린아이 모습을 하고 있는 소녀와 그 소녀의 말하는 골초 곰인형, 정어리 통조림 공장에서 일했다가 잘린 손가락이 포드의 손가락과 바뀐 친구 요드...

이런 식으로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이야기들은 어처구니 없고 말도 안 되며 순진무구합니다. 영화 농담 대부분은 초현실적이고 황당한 상황을 특수 효과를 이용해 직설적으로 내뱉는 과정입니다. [아멜리]의 농담들을 태국식으로 옮기고 그걸 극단적으로 과장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시티즌 독]의 농담들엔 [아멜리]나 [티어스 오브 블랙 타이거]의 매력이 부족합니다. 그런 걸 성취하기엔 영화의 밑천이 상대적으로 얇은 거죠. 농담들은 재미있지만 한 십 여분만 보면 영화 전체가 예측 가능합니다. 효과적으로 사용된 디지털 특수효과 때문에 굉장히 거창해 보이긴 해도 농담들이 그렇게 창의적이거나 위트가 넘치는 것도 아니고요. 대부분 농담들은 아주 쉬운 길을 갑니다. 정곡을 찌르는 아이디어를 찾는 대신 무표정한 어투와 어처구니없는 상황의 갭을 과장하는 거죠.

그래도 영화는 전체적으로 즐겁고 파스텔조의 HD화면은 아름다우며 영화 전체를 감도는 낙천주의와 로맨스는 유쾌합니다. 하지만 전 [티어스 오브 블랙 타이거]의 감독한테 그 이상을 기대했던 것 같아요. (05/11/09)

DJUNA

기타등등

이 영화의 나레이터는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의 감독 펜엑 라타나루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