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믹 잭슨 Mick Jackson

주연
데이나 카비....모리스 L. 포그
Dana Carvey....Maurice L. Pogue
발레리아 골리노....사라 노백/베스 홀리
Valeria Golino....Sarah Novak/Beth Holly
제임스 얼 존스....존 돌비
James Earl Jones....John Dolby
케빈 폴락....로젠하임
Kevin Pollak....Rosenheim
마이클 갬본....코넬
Michael Gambon....Cornell
마이클 머피....두버 박사
Michael Murphy....Dr. Doover
제인 브룩....폴라
Jayne Brook....Paula
비토 러기니스....헨드릭스
Vyto Ruginis....Hendrix
올리비아 다보....주디
Olivia d'Abo....Judy

유명한 영화와 비슷한 범작들은 종종 유명한 이웃과의 연관성에 의해 평가받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오늘 이야기할 [건망증 탐정 (비디오는 [탐정 포그와 애완견 애꾸]라는 제목으로 출시되었습니다)]입니다.

이 영화는 조금 앞서 발표된 영화 [사랑의 블랙홀]과의 유사성 때문에 손해를 많이 본 영화입니다.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두 영화에서 '반복'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찾아냈고, 그 소재를 먼저 다루었으며 질적으로도 우월한 [사랑의 블랙홀]과 비교하며 이 영화를 깎아내렸지요.

그러나 [메멘토]가 나오자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건망증 탐정]은 [사랑의 블랙홀]보다 [메멘토]를 더 닮은 영화였거든요. 게다가 [사랑의 블랙홀] 때와는 달리 [메멘토]보다 '먼저' 나왔습니다. 그 순간부터 [건망증 탐정]은 히트작을 모방한 범작에서 걸작의 모델이 된 예언적 영화로 솟아 올랐습니다.

얼마나 닮았길래? 줄거리를 들어보시죠. 주인공 모리스 포그는 이상한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립탐정입니다. 한마디로 그는 잠만 들면 모든 기억을 잃어버립니다. 중요한 살인사건의 증인인 그는 메모와 녹음기록으로 그의 장애를 위장하며 간신히 버텨가고 있습니다. 그는 재판 일자까지 얌전히 집에 박혀 있으려 하지만 그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아는 척하며 그에게 달려오고 있습니다.

많이 닮았죠? 특수한 기억 장애, 메모와 노트로 기억을 연장하려는 시도, 주인공의 기억 장애를 이용하려는 악당... 심지어 포그는 자신의 기억을 조작하려는 시도까지 합니다.

그러나 [건망증 탐정]은 [메멘토]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데이나 카비를 내세운 코미디입니다. 처절하기 그지없는 [메멘토]와는 달리 가볍고 맹합니다. 종종 꽤 영리한 두뇌 게임을 삽입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 대단치는 않습니다. 이 영화의 진짜 목적은 이런 엉뚱한 설정과 구식 하드보일드 물의 패러디를 섞어서 킬링 타임용 코미디를 만드는 것이었을테니까요.

시간 보내기 그렇게 나쁜 영화는 아니지만 인상은 약합니다.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재미없다기보다는 특별히 보러갈 생각이 들 정도로 뚜렷한 영화가 아닌 거죠. 데이나 카비가 동료였던 마이크 마이어즈만큼 스타성이 강한 배우가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메멘토]가 등장해도 이 영화는 가벼운 범작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거예요. [건망증 탐정]은 지금까지 [사랑의 블랙홀]에 끌려다닌 것처럼 남은 평생을 [메멘토]에 끌려다닐 겁니다. (01/09/04)

DJUNA

기타등등

놀런 형제가 이 영화를 봤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