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예쁜이

모순되는 표현 같죠? 하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아닙니다. 꼭 할리우드에서만 그런 것도 아니죠. 이미지를 가지고 노는 장르에서는 '못생긴 예쁜이'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존재입니다. 제대로 돈을 들인 영상 매체에서 '못생긴' 주인공으로 나오는 사람이 정말로 못생긴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이유야 여럿 있죠. 하나씩 열거해보기로 하겠어요.

첫째로 이런 영화의 대부분은 못생긴 상태를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바탕이 되는 사람이 못생긴 역을 해야죠. [쉬즈 올 댓]의 레이첼 리 쿡처럼요. 이런 숨겨진 진주 이야기는 제가 전에 언급한 '안경을 벗어봐' 클리셰로 연결됩니다.

두번째 이유는 실제로 할리우드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예쁘기 때문입니다. 특히 스타라는 사람들이 그렇죠. 상업 영화에서 스타의 이름은 상당히 중요한데, 대부분 스타라는 사람들은 애당초부터 인상적인 외모를 타고 난 사람입니다. 어떻게 보면 서로 주고받는 거죠. 우린 예쁜 사람들에게 스타 지위를 주고 스타를 요구하는 영화는 그 이쁜 사람들을 기성품 스타로 끌어오는 셈이니까요.

세번째 이유도 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판은 평균보다 예쁜 사람들이 부글거리는 곳입니다. 당연히 전체적인 평균 미모의 수준도 높아집니다. 어느 정도 예쁜 것 정도로는 못생긴 주인공을 연기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는 것이죠. 앨리슨 해니건이 별다른 무리없이 인기없는 여자 아이를 연기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버피]는 [도슨의 청춘일기]만큼이나 '프리티 피플 쇼'니까 진짜로 못생긴 사람이 나오면 오히려 튀었겠죠.

그렇다고 모든 영화에서 예쁜 사람들이 못생긴 사람 역을 도맡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상업 영화에서 '못생긴 예쁜이'를 몰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우리도 속으로는 그들이 계속 남아주길 바라고 있고요. (01/11/29)

DJ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