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스톱] 쿵쾅

'[논스톱] 쿵쾅'은 MBC 일일 시트콤 [논스톱]에서 짝짓기용으로 끝도 없이 사용해 온 방법입니다. 몇 년, 또는 몇 개월 째 친구나 선후배로 잘 지내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이전과는 다른 감정을 느낍니다. 그 계기는 갑자기 상대방과 신체접촉을 가져서일 수도 있고 굉장히 예뻐보이는 순간을 포착해서일 수도 있죠. 하여간 그 순간 상대방은 평범한 친구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섹시하고 귀여운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주인공의 심장은 쾅쾅 뛰지요.

[논스톱] 시리즈 안에서만 봐도 예는 수없이 나옵니다. [논스톱 5]의 승기-혜선, 혜선-정이, 수아-진우, 경준-수아, [논스톱 4]의 앤디-예슬, 예슬-현빈, [논스톱 3]의 다빈-민용, 태우-진이...

왜 [논스톱]에서만 이런 '쿵쾅'이 많은 걸까요? 그건 시리즈의 설정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이 시리즈의 기본 설정은 폐쇄된 학과나 동아리에 소속된 친구들이 짝짓기를 한다는 것이니까요. 당연히 첫눈에 반한 사랑은 쉽지 않습니다. 일단 친구로 지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연애를 시작해야죠. 비교적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을 커버하는 김병욱 시트콤들엔 그런 핸디캡이 없습니다. 당연히 '쿵쾅'도 적거나 없죠.

그렇다면 왜 서서히 싹트는 사랑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쾅 터지는 '쿵쾅'일까요? 그건 과장된 드라마를 만들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설정은 복잡한 심리묘사 없이 시청자들과 캐릭터들을 우스꽝스럽고 억지스러운 설정 속에 던져넣을 수 있습니다. [논스톱 5]의 승기가 혜선을 서서히 좋아했다면 오래 전에 성공적으로 작업에 들어갔거나 거절당했을 겁니다. 하지만 '쿵쾅'의 경우, 포지션을 쉽게 바꿀 수가 없습니다. 일단 엄청 쑥스럽잖아요. [논스톱 4]의 예슬이처럼 현빈을 죽자고 싫어하다 갑자기 그 감정이 사랑이라는 걸 깨닫는 경우는 더 심하고요.

[논스톱]의 주인공들이 아직 푸릇푸릇한 아이들이라는 것도 이유가 됩니다. 이들은 모두 갑작스럽게 로맨틱한 상황에 던져진 어린애들입니다. 그들이 자기 감정을 잘 모르고 그걸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죠. 당연히 '쿵쾅'이 끼어들어 교통정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나름대로 이치에 맞는 설정이지만, 최근들어 [논스톱] 시리즈는 이를 남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공식으로 굳어진 걸 인식하고 그걸 다시 농담으로 삼는 것일 수도 있죠. 아니면 새로운 스토리와 설정을 만들만큼 부지런하지 못하거나. (05/04/08)

DJ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