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글빙글 신문지

'빙글빙글 신문지'는 스튜디오 시절 할리우드에서 자주 쓰였던 영화적 표현 중 하나입니다. 스토리 내에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면 갑자기 극적인 음악과 함께 그 사건에 대한 기사가 실린 신문의 1면이 빙글빙글 돌면서 클로즈업되다 갑자기 정지하는 거죠.

이런 식의 접근법은 당시엔 거의 필수적이었습니다. 우선 이들은 관객들에게 세상이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렇게 신문을 빙빙 돌리는 동안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결코 지금까지 쌓아놓은 긴박감을 놓쳐서는 안되지요. 요새 같으면 텔레비전을 쓰면 되겠지만 당시엔 그런 게 없었지요. 당연히 어떻게든 비교적 정적인 매체인 신문을 역동적으로 꾸며야 합니다. 어쩌겠어요? 흔들거나 돌려야죠.

'빙글빙글 신문지'는 이제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진지한 의도로 사용되는 일은 거의 없죠. 요새 '빙글빙글 신문지' 수법이 사용되는 건 대부분 코미디 장르입니다. 이미 모든 사람들이 이 수법이 웃기다고 인정했다는 증거죠. 당연한 일이에요. 이런 수법은 굉장히 형식주의적이라 쉽게 낡죠. 게다가 요샌 텔레비전이 훨씬 자연스럽게 역동적인 정보들을 제공해주는 도구 역할을 하니까요.

그래도 약간 변형된 후손들이나 친척들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 케네스 브래나는 [환생]에서 살인사건에 대한 정보들을 담은 신문들 위로 카메라를 움직이며 그 복고적인 느낌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죠. 요샌 카일 쿠퍼의 영향을 받은 현란한 오프닝 크레딧에 신문들을 구겨넣어 초반 정보를 제공해주는 경우도 많고요. (05/06/22)

DJ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