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어디로 갔지?

'여름은 어디로 갔지?'는 미국 텔레비전 특유의 제작 시스템과 연관된 다소 괴상한 현상입니다. 주로 드라마보다 시트콤에서 많이 일어나지요. 간단히 요약하면 스토리 전개 중 갑자기 여름이 없어지는 겁니다. 지금으로서는 [프렌즈]가 가장 대표적인 예인 것 같군요.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요? 그거야 미국 텔레비전 시즌은 가을에 시작해서 봄에 끝나니까요.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시리즈는 여름을 건너 뜁니다. 텔레비전 만드는 사람들도 쉬어야죠.

사실 대부분의 경우는 이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버피] 세계나 [C.S.I.] 세계에서 여름이 정말로 없어졌던 적은 없어요. 단지 그 동안 드라마가 그 동안의 이야기를 커버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실제로 많은 드라마에서 여름을 이런 식으로 처리합니다.

하지만 늘 이렇게 이야기를 편리하게 꾸려낼 수는 없습니다. 위에서 예로 든 [프렌즈]의 경우, 각 시즌은 극적인 클리프행어로 끝났습니다. 로스가 결혼식에서 엉뚱한 이름을 부른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렇다면 다음 시즌에서는 어떻게든 그 마무리를 해야 합니다. 마무리가 끝난다고 다냐. 아뇨, 그 뒤로도 같은 속도로 그 이야기를 계속 끌어가야 하죠. 그러다보니 설명이 되지 않는 수상한 이유로 여름 자체가 사라져 버리는 것입니다. (09/01/19)

DJ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