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배경

불꽃 배경은 보통 액션물에서 특정 액션 장면을 마무리짓는 에필로그로 사용됩니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주인공이 카메라를 향해 걸어오는데, 그 배경은 엄청난 화재거나 폭발인 것이죠. 이런 경우 주인공은 대부분 터프한 근육질의 남자이고, 그 화재나 폭발은 그 자신이 일으킨 것일 가능성이 크고, 아마 그 화재 안에는 그가 막 죽인 악당의 시체가 불타고 있을 것입니다. 음악은 대부분 장엄하며 슬로우묘션으로 처리되어 있을 가능성도 큽니다. 가장 최근에 전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 이 장면을 봤습니다.

이런 설정은 사실적이지 않습니다. 만약 주인공의 바로 뒤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난다면 그는 그 폭발의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앞으로 넘어지거나 등에 화상을 입거나 심한 경우 날아오는 물건에 맞아 부상을 입을 수도 있겠죠. 배경 그림이 될 만한 거대한 화재인 경우도 마찬가지죠. 이런 것들은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리거나 피할 겁니다. 그게 상식적인 행동이죠.

하지만 액션 영화 주인공들은 상식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사실 상식에 반한다는 것이 이 클리셰의 핵심이죠. 우리의 주인공은 너무나도 터프하고 결의에 차 있기 때문에 이런 위험 따위엔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우리와 같은 보통 관객들에게 '쿨'해보입니다. 이런 장면의 주인공이 악당인 경우에는 조금 의미가 다릅니다. 이 경우, 그는 뒤에서 불타고 죽어가는 사람들에 어떤 동정심도 느끼지 않는 잔인무도한 인물입니다. 종종 불꽃 배경은 로맨스 영화에도 사용되는데, 그 경우 화재는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납니다.

정통적인 불꽃 배경은 비교적 최근에 보편화된 클리셰입니다. 클래식 할리우드 시대의 정통 주인공들은 이렇게 무례하거나 매정하지는 않았죠. 정통적인 남자주인공의 틀에서 벗어난 배드 보이들이 액션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장악하기 시작한 60년대 이후에 이런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런 배드 보이들이 특이할 것이 없는 지금 이런 장면들은 많이 지겹죠. (09/05/14)

DJ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