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보통 만들어지는 크리스마스 영화들은 가족영화거나 안티 가족영화입니다. 명절 특수를 노리는 진짜 영화들은 대부분 가족영화들이고 안티 가족영화들은 주로 한 달 뒤에 선댄스에 갑니다.

기독교 최고의 명절을 기리는 영화들이지만 정작 기독교와 직접 관련된 작품들은 많지 않습니다. 종교에 대해 말하는 것이 금기시된 현대 사회의 영향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모든 크리스마스물의 모범이 된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에도 기독교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습니다. 종종 천사들이 등장하고 누군가가 막연히 신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크리스마스 영화들은 보기보다 세속적이며 보편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는 어느 정도 기적을 허용하는 날로 묘사됩니다. 절망에 빠진 한 남자가 날개 없는 천사를 만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는 [멋진 인생]이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천사 조나단]이나 [천사의 손길]에 나오는 천사들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거르지 않는데, 그건 그들의 직업이니 특별히 차별화할 필요는 없겠지요.

이런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지 않아도 기적은 일어납니다. [나홀로 집에] 영화들에는 천사나 신이 등장하지 않지만, 영화가 끝나갈 무렵 케빈은 외롭고 쓸쓸한 주변 사람들의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주고 가족들은 서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크리스마스는 종종 집 없는 아이들이나 애완동물들에게 양부모나 집을 찾아주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 영화에서 신이나 예수보다 더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산타 클로스입니다. 산타 클로스가 주인공인 영화들도 많지만 산타를 위해 일하는 순록들이나 엘프가 주인공인 경우도 많습니다. 종종 산타는 화성인이나 팀 버튼 캐릭터 같은 이들의 납치 표적이 되기도 하고 [34번가의 기적]에서처럼 법정에 서기도 합니다.

많은 크리스마스 영화들은 독특한 감상주의의 희생자들이 됩니다. 아무리 낙천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눈내리는 추운 겨울의 배경이 차가운 계절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이죠. 이런 영화들도 대부분 해피엔딩이지만 홀로 집에 남아 텔레비전으로 이런 프로그램들을 보는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부작용을 남깁니다. 앞에 언급한 팀 버튼이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09/12/25)

DJ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