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맷 리브스 Matt Reeves

주연
리지 카플란....말레나 다이아몬드
Lizzy Caplan....Marlena Diamond
제시카 루카스....릴리 포드
Jessica Lucas....Lily Ford
T.J. 밀러....허드
T.J. Miller....Hud
마이클 스탈-데이비스....롭 호킨스
Michael Stahl-David....Rob Hawkins
마이크 보겔....제이슨 호킨스
Mike Vogel....Jason Hawkins
오데트 유스트만....베스 맥킨타이어
Odette Yustman....Beth McIntyre

롭, 말레나, 릴리

[클로버필드]는 [블레어 윗치] 스타일로 찍은 [고질라] 영화입니다. 뉴욕 맨하탄에 빌딩만한 크기의 어마어마한 괴물이 침공해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를 잡아 뽑고 건물들을 볼링핀처럼 넘어뜨리고 다니는데, 그 이야기가 친구의 송별 파티를 찍으러 간 한 남자의 캠코더를 통해 전달되는 거죠. 당연한 일이지만 그나 그의 친구들이 대단한 영웅이 되어서 괴물들을 때려잡거나 괴물의 정체를 알아낼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아파트 벽에 깔려 신음하는 친구를 구한 뒤 간신히 탈출하기만 해도 용한 건데, 그럴 수 있는 가능성도 그렇게 높지는 않아요. 우리가 보고 있는 테이프는 괴물과 군대가 쑥대밭으로 만든 센트럴 파크에서 버려져 있었다니 말이죠.

정말로 세상에 러브크래프트식 괴물이 존재한다고 믿는 순진무구한 관객들에게 엔드 크레딧을 잘라내고 이 영화를 보여주면 그 사람들은 이걸 진짜라고 믿을까요? 아뇨, 그러지는 않을 거예요. 이 영화는 그렇게까지 사실적이지는 않아요. 짜고 치는 고스톱 느낌이 너무 나죠. 도입부의 파티 장면만 해도 그래요. 관객들에게 경제적으로 주인공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기 위해 설정을 짠 티가 역력해요. 아무리 해피엔딩의 가능성을 극도로 줄여버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여자친구 구출작전'은 전형적인 장르 영화의 스토리고요. 나오는 젊은 여자들이 모두 '배우처럼' 예쁜 것도 사실성에 방해가 됩니다. 캠코더로 찍은 영화치고는 사운드가 너무 좋고. 척 봐도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인 척 하는 장르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걸 인정한다고 해도 [클로버필드]는 여전히 폭탄과도 같은 에너지를 가진 영화입니다. 아무리 미리 짠 티가 난다고 해도 주인공들의 운명은 일반 장르 영화보다 훨씬 위태롭고 그들의 주변 상황은 훨씬 더 무섭게 느껴져요. 흔들리는 카메라는 심각한 멀미를 유발하지만(전 분명 경고했습니다!) 그만큼이나 주인공들의 공포를 실감나게 전달하며,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괴물들과 영화 끝까지 이어지는 정보 차단이 만들어낸 무시무시한 미궁은 쉽게 탈출할 수 없는 악몽을 만들어냅니다.

[클로버필드]는 순전히 서커스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스토리나 주제보다는 반짝 아이디어와 그에 기반한 효과에 치중하고 있고, 그걸 넘어서면 사실 어디로 갈 데도 없죠. 이야기만 따진다면 예고편에서 보여준 게 전붑니다. 하지만 효과는 강렬하고 영화는 짧으며 그 정도면 제작비도 준수합니다. 커다란 반짝 아이디어를 지탱하는 몇몇 자잘한 아이디어들도 썩 좋은 편이고요. 이 정도 낚시라면 한 번 정도 해도 됩니다. (08/01/16)

DJUNA

기타등등

IMDb에 따르면 [클로버필드]는 원래 그냥 코드네임이었는데 그게 그냥 영화 제목으로 굳어져버린 거죠. 산타 모니카에 있는 대로 이름이라는군요. 배드 로봇 사무실이 영화 찍을 당시 거기에 있었대요. 만든 사람들의 또다른 주장을 읽어보시려면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