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바이런 해스킨 Byron Haskin

주연
월터 브룩....새무얼 T. 메릿 장군
Walter Brooke....Gen. Samuel T. Merritt
에릭 플레밍....바넷 메릿 대위
Eric Fleming....Capt. Barnet Merritt
미키 쇼네시....마호니 상사
Mickey Shaughnessy....Sgt. Mahoney
필 포스터....재키 시글
Phil Foster....Jackie Siegle
윌리엄 레드필드....로이 쿠퍼
William Redfield....Roy Cooper
윌리엄 호퍼....조지 펜튼 박사
William Hopper....Dr. George Fenton
벤슨 퐁....이모토
Benson Fong....Imoto
로스 마틴....안드레 포도르
Ross Martin....Andre Fodor
비토 스코티....사넬라
Vito Scotti....Sanella
존 데니스....동커스고드
John Dennis....Donkersgoed
마이클 폭스....엘스바크
Michael Fox....Elsbach
조운 숄리....로지
Joan Shawlee....Rosie
이피게니 카스틸리오니....포도르 부인
Iphigenie Castiglioni....Mrs. Fodor

스페이스 휠

[우주정복]은 조지 팔의 마지막 파라마운트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찍을 때 별로 상황이 좋지 않았어요. 스튜디오와 팔의 갈등은 점점 심해져만 갔고 각본도 팔의 원래 아이디어가 거의 사라질 정도로 자주 바뀌었지요. 이 작품을 끝으로 파라마운트는 SF 영화의 제작을 중단했고 팔은 MGM으로 떠났습니다.

영화는 괜찮은가요? 아뇨. [우주전쟁]이나 [타임머신]도 완벽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우주정복]의 문제점은 그보다 더 큽니다. 조지 팔 영화 특유의 매력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것만 감상하기엔 단점이 너무 잘 들어오는 거예요.

줄거리부터 요약하죠. [우주정복]의 시대배경은 1980년대입니다. 메릿 대령은 집에 돌아가고 싶어하는 아들 바니와 함께 궤도 위에 세워진 우주 기지 '휠'에서 달 우주선을 만들고 있지요. 하지만 알고 봤더니 그 우주선의 진짜 목적지는 화성이었어요. 장군이 되어 화성에 가는 동안 메릿은 성경을 끌어안은 광신자가 되어가고 결국 모든 승무원들의 목숨을 위협하게 됩니다.

드라마틱한 이야기 같다고요? 실제로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전 아빠 엉덩이 밑에 깔려 지내다가 서서히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자신감을 회복하는 아들 메릿의 이야기를 좋아해요. 쓸데 없이 광선총을 든 화성인들을 등장시키는 대신 건조한 현실주의를 대입한 설정도 괜찮고요.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바보스럽고 우스꽝스럽습니다. 저 같은 장르 팬들에겐 조금 모욕적으로 느껴질 정도예요. 이 영화에서 팔은 될 수 있는 한 사실적인 우주 여행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만 완성된 이야기는 한심하기 그지 없어요. 아무리 50년대 영화라는 걸 인정하고 봐주려 해도 그게 쉽게 안 됩니다. 일단 화성까지 여행을 가는데, 승무원들에게 어떤 대비도 시키지 않고 전날 갑자기 발표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화성행 우주선을 만들면서 달에 간다고 속이는 건 말이 되나요? 화성에 도착해서 우주선 장갑을 벗고 흙을 만지는 승무원은 제정신입니까? 화성행 우주선을 탄 걸 보면 엘리트 중 엘리트임이 분명한데, 어떻게 이 승무원이라는 인간들은 기초적인 물리학 지식도 없단 말입니까?

과학과 상관없는 단점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인 승무원 이모토의 연설은 그냥 어이가 없습니다. 이 영화의 논리에 따르면, 아시아인들이 젓가락을 쓰는 건 먹을 게 쌀밖에 없고 포크를 만들 재료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자원이 줄어들면 지구인들은 모두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키 작은 사람들이 될 거라나요! (웃고 계신가요?)

오히려 전 다들 지적하는 이 영화의 종교적 관점이 덜 거슬립니다. 의심없는 순진한 신도처럼 SF에 기독교 신앙을 쑤셔넣은 전작들의 설정보다 성경을 들고 미친 소리를 웅얼대는 광신자가 주변 사람들을 위협한다는 설정이 더 그럴싸해요. 어차피 관객들이 메릿 장군의 헛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고.

영화의 장점은? 물론 특수효과에 있습니다. 팔은 스탠리 큐브릭이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만들기 10여년 전에 벌써 우주여행 영화의 모든 기초를 다져놨어요. 요새 관객들의 눈엔 그렇게까지 사실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이 영화가 그리는 우주선과 우주 스테이션, 화성의 모습은 여전히 인상적입니다. 그게 드라마에 그렇게까지 잘 녹아들지 않아서 문제지만요. (06/02/01)

DJUNA

기타등등

우주 스테이션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Here Come the Girls]입니다. 그 영화 속에서 야한 옷을 입고 노래부르는 배우는 로즈마리 클루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