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프랜시스 로렌스 Francis Lawrence

주연
키아누 리브즈....존 콘스탄틴
Keanu Reeves....John Constantin
레이첼 바이스....안젤라 도드슨/이자벨 도드슨
Rachel Weisz....Angela Dodson/Isabel Dodson
쉬아 라보프....채즈 챈들러
Shia LaBeouf....Chas Chandler
지몬 한수....미드나잇
Djimon Hounsou....Midnite
맥스 베이커....비먼
Max Baker....Beeman
프룻 테일러 빈스....헤네시 신부
Pruitt Taylor Vince....Father Hennessy
개빈 로스데일....발타자르
Gavin Rossdale....Balthazar
틸다 스윈튼....가브리엘
Tilda Swinton....Gabriel
페터 스토마레....사탄
Peter Stormare....Satan

콘스탄틴과 안젤라

존 콘스탄틴은 엑소시스트입니다. [엑소시스트]의 카라스 신부와 그가 다른 점은 그의 세계가 명확하기 그지 없다는 것입니다. 카라스 신부와는 달리 그는 그가 사는 세계가 신과 천사와 악마들로 득실거린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는 여전히 신에게 믿음이 가지 않지만 그의 불신은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과는 무관합니다.

제이미 델라노와 가스 이니스의 코믹북 시리즈 [Hellblazer]를 각색한 이 세계에는 아주 약간의 미스터리만 존재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우린 그 세계에 대해 알게 됩니다. 신과 천사들은 천국에, 악마들은 지옥에 있고 그들은 인간의 영혼을 가지고 내기를 합니다. 이들은 인간 세상에 직접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혼혈종인 천사와 악마들이 세계를 누비고 다닙니다. 이들 중 누군가가 규칙을 위반한다면 존 콘스탄틴이 나섭니다.

이건 코믹북이 세상을 보는 방식입니다. 콘스탄틴의 세계는 거대한 축구장이고 콘스탄틴이나 헤네시 신부와 같은 사람들은 선수들입니다. 아마 이 게임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목표인 안젤라 도드슨 형사는 축구공에 가깝겠군요. 하여간 이들이 시리즈를 거듭하며 액션을 펼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인공적인 규칙이 필요합니다. [엑소시스트]처럼 실존적 고뇌나 인식론적 미스터리를 깔 여유 따위는 없는 것입니다.

[콘스탄틴]은 갱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신과 사탄은 마피아의 대부이고 콘스탄틴은 그들 사이에 낀 하드보일드식 사립탐정입니다. 그 동안 고생 때문에 잔뜩 시니컬해진 그는 자신의 폭력적인 방식에 따라 행동하고 그러는 동안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조금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스럽고 진지한 것으로 여기는 대상들을 동네 깡패들처럼 만들어 놨으니, 당연히 이 영화는 냉소적인 농담이 됩니다. 신이건, 악마이건, 영화는 어느 누구도 진지하게 대접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 삼류 악당들처럼 졸렬하고 시시한 존재들입니다. 세상 종말을 막으면서도 담배 하나 끊지 못하는 주인공인 콘스탄틴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악마와 종말론에 대한 모든 클리셰들로 구성된 스토리나 설정 역시 예외는 아니고요. 영화는 진지해질만 하면 싱거운 농담을 던지며 이야기의 무게를 빼버립니다. 다른 방도가 없었을 거예요. 이런 식의 이야기를 너무 진지하게 하면 의도와는 상관없이 우스꽝스러워지니까요.

레이첼 바이스를 제외한다면, 배우들은 어깨 힘을 조금씩 빼고 있습니다. 연기의 유희성이 가장 노골적으로 느껴지는 배우는 천사 가브리엘을 연기한 틸다 스윈턴이겠지요. 저에겐 키아누 리브즈의 연기가 [매트릭스] 때보다 훨씬 나은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의 허우대만 멀쩡한 엉성한 느낌이 여기서 비교적 유연한 코미디로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의 접근법이 얼마나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콘스탄틴]은 그럴싸하게 찍힌 영화지만 자신만의 개성은 부족합니다(생각외로 [매트릭스] 느낌은 덜 나지만요.) 싱거운 유머는 의도적이지만 정말 그냥 싱겁고요. 이 영화가 유일하게 힘을 주는 부분은 담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뿐입니다. 아마 한국에서 먼저 개봉되는 할리우드 영화들이 대부분 그런 것처럼, [콘스탄틴] 역시 미국에서 대단한 평가는 얻지 못할 겁니다. 저야 킬킬거리면서 이 영화의 싱거운 느낌을 즐겼지만요. (05/02/14)

DJUNA

기타등등

엔드 크레딧 뒤에 짤막한 에필로그가 하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