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헨리 셀릭 Henry Selick

주연
다코타 패닝....코렐라인 존스
Dakota Fanning....Coraline Jones
테리 해처....어머니 / 다른 어머니
Teri Hatcher....Mother / Other Mother
제니퍼 손더스....미스 스핑크
Jennifer Saunders....Miss Spink
던 프렌치....미스 포시블
Dawn French....Miss Forcible
키스 데이빗....고양이
Keith David....Cat
존 호즈먼....아버지 / 다른 아버지
John Hodgman....Father / Other Father
로버트 베일리 주니어....와이비 로바트
Robert Bailey Jr.....Wybie Lovat
이언 맥셰인....보빈스키 씨
Ian McShane....Mr. Bobinsky

코렐라인

어쩌다보니 전 닐 게이먼이 [코렐라인]이라는 소설을 출판하기 전부터 꾸준히 그 책에 대한 소식을 접해왔고, 역시 또 어쩌다보니 책 역시 원서와 번역서 모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 소설을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전 [코렐라인]이 평범한 검은 색으로 칠한 [앨리스] 이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닐 게이먼은 이보다 더 좋은 작품들을 많이 썼죠. 그렇다고 나쁜 책이라는 건 아니고 그냥 저를 매혹시킬만한 작품이 아니었던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몇 년 동안 꾸준히 [코렐라인]의 영화 계획을 따라갔는데, 그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나, 우선 닐 게이먼의 원작 소설은 영화화가 필요했습니다. 시작부터 그런 느낌이 있어요. 문장들이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들도 있지만 그냥 시각 정보가 필요한 소설도 있지 않습니까? 저에겐 [코렐라인]이 그런 책이었습니다. 전 단추 눈을 한 다른 엄마를 상상하고 싶지 않았어요. 누가 그리거나 만든 모습을 보고 싶었죠. 두 번째 이유는 이 작품이 팀 버튼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헨리 셀릭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였습니다. 그것도 3D라네요!

영화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검정색으로 칠한 [앨리스]입니다. 앨리스가 그랬던 것처럼 주인공 코렐라인 존스도 신비스러운 굴을 지나 신기한 세계로 갑니다. 그 굴은 새로 이사 온 집 벽 뒤에 숨겨져 있고 굴 너머에는 코렐라인이 사는 집과 거의 똑같지만 단추눈을 한 엄마와 아빠가 살고 있죠. 그리고 일 때문에 컴퓨터만 노려보고 있는 진짜 엄마와 아빠와는 달리 다른 세계의 엄마와 아빠는 더 재미있고 더 친절하고 더 요리도 잘 합니다. 물론 그 세계가 보기만큼 재미있는 곳일 리는 없고 코렐라인은 영화 중반 이후 자신과 진짜 부모를 구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모험을 해야 합니다.

제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라면, 스토리는 영화 쪽이 더 낫습니다. 여전히 설정의 평이함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해요. 하지만 논리적으로 그렇고 캐릭터의 심리묘사도 그렇고, 원작에서 많이 발전했습니다. 와이본의 캐릭터나 인형의 추가가 정말로 100퍼센트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는 몰라도, 실패한 부분보다 성공한 부분이 더 많습니다.

헨리 셀릭이 비주얼을 첨가하자 [코렐라인]의 세계는 훨씬 재미있어졌습니다. 역시 이 책은 직접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데이빗 맥킨의 삽화가 나빴다는 건 아니지만 [코렐라인]의 스토리에는 그보다 더 역동적인 비주얼의 공격이 필요했어요. 여기서부터 전 거의 비주얼과 그 스타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게 됩니다. 우선 헨리 셀릭이 팀 버튼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을 밝히고 싶군요. 이야기는 어둡고 음침하지만 닐 게이먼스럽게 음침한 것이지, 팀 버튼식으로 음침한 게 아닙니다. 캐릭터들도 버튼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있고요. 그리고 버튼의 흔적이 없어져도 [코렐라인]은 굉장한 구경거리입니다. 스톱모션의 테크닉도 발전해서 컴퓨터 그래픽과 비교해도 그 역동성이나 자연스러움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죠.

3D의 효과도 좋습니다. 물론 영화 대부분 동안 관객들은 3D 효과를 크게 느끼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그게 정상이죠. 여러분은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늘 "와, 난 지금 입체시를 보고 있어!"를 외치고 다닌답니까. 그리고 이 영화에는 아주 훌륭한 3D 효과를 내는 몇몇 장면들이 있습니다. 도입부의 오프닝 시퀀스부터가 그렇죠.

[코렐라인]은 매혹적인 눈의 성찬입니다. 성찬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기엔 침침하고 어두운 영화이긴 하지만요. 전 3D 더빙판으로 이 영화를 봤는데, 2D 자막판으로 한 번 더 봐야겠습니다. 3D 효과는 놓치겠지만 그 효과 때문에 놓쳤던 다른 디테일들을 확인할 수 있겠죠. (09/05/07)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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