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찰스 월터스 Charles Walters

주연
에스터 윌리엄스....케이티 히긴스
Esther Williams....Katie Higgins
페르난도 라마스....앙드레 라네
Fernando Lamas....André Lanet
잭 카슨....윈디 윕
Jack Carson....Windy Weebe
샬롯 그린우드....마 히긴스
Charlotte Greenwood....Ma Higgins
드니스 다르셀....지지 미뇽
Denise Darcel....Gigi Mignon
윌리엄 드마레스트....파 히긴스
William Demarest....Pa Higgins
도나 코코란....주니어 히긴스
Donna Corcoran....Junior Higgins
바바라 위팅....수지 히긴스
Barbara Whiting....Suzie Higgins

톰과 제리와 헤엄치기

[젖었을 때 위험]이라는 관습적인 경고조 제목은 영화의 내용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에스터 윌리엄스의 영화에 이 제목이 붙는 건 시간문제였죠. 여러분이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영화쟁이라면 당연히 이런 제목을 에스터 윌리엄스 영화에 붙이고 싶지 않겠습니까?

영화의 소재 역시 에스터 윌리엄스가 영화계에서 은퇴하기 전에 한 번 나왔어야 했던 것입니다. 바로 도버해협 횡단이지요. 수영선수 출신의 영화배우에게 이런 소재를 제공해주지 않는다면 이거야 말로 배우 낭비잖아요.

이 영화에서 에스터 윌리엄스는 케이티 히긴스라는 아칸소 목장 아가씨로 나옵니다. 우연히 영양제 홍보사원인 윈디 윕에게 발견된 케이티는 온가족이 동시에 도버해협을 횡단한다는 홍보용 이벤트에 발탁되지요. 케이트는 물론 영국에서 훈련 중에 잘생긴 프랑스인 와인 세일즈맨인 앙드레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게 페르난도 라마스입니다.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이고 뮤지컬이고 스포츠 영화입니다. 근데 이 세 장르의 질적 성취도는 오락가락해요.

우선 로맨틱 코미디로서 영화는 꽝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앙드레 라네라는 인물이 그냥 재수없는 플레이보이에 불과하다는 거죠. 이 영화의 '로맨스'는 능숙한 플레이보이가 순진무구한 미국 처녀를 농락하려는 일련의 시도입니다. 전 왜 에스터 윌리엄스에게 라틴 배우들을 붙여주는 게 그렇게 당연시되었는지 모르겠어요. 라틴 남자들의 스테레오타입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반복한 이유도 모르겠고. 하여간 남자주인공이 워낙 시시해서, 나중에 이 친구가 멋있는 척 해도 전혀 와 닿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윈디 쪽이 로맨스엔 더 좋은 상대예요. 미남 배우가 연기하지 않은 것이 유일한 흠이지만.

뮤지컬은 반은 성공이고 반은 실패입니다. 우선 실사 부분은 밍밍하기 그지없어요. 노래도 평범하고 안무도 그냥 평범하죠. MGM의 노련한 전문가들이 밥값을 하긴 했는데, 소재가 별로인 거예요. 시시한 로맨틱 코미디의 기반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요. 하지만 이 작품엔 단 하나 빛나는 장면이 있어요. 톰과 제리가 나오는 케이티의 꿈 장면이지요. 순전히 클라이막스에 수중발레 장면을 넣지 못하기 때문에 중간에 삽입된 것이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에요.

스포츠 영화로서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합니다. 우선 로맨스 파트가 스포츠 영화 부분을 많이 까먹어요. 그 때문에 "온 가족이 도버 횡단하기!"라는 흥미로운 설정도 중간에 날아가버리고. 하지만 도버해협 횡단을 다루는 마지막 시퀀스는 박진감과 서스펜스가 상당해요. 차라리 뮤지컬을 포기하고 그냥 스포츠 영화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요? 당시 사람들은 상상도 못했겠지만. (08/06/17)

DJUNA

기타등등

페르난도 라마스는 나중에 에스터 윌리엄스랑 결혼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