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Francis Ford Coppola

주연
루아나 앤더스....루이즈 할로랜
Luana Anders....Louise Haloran
윌리엄 캠벨....리처드 할로랜
William Campbell....Richard Haloran
피터 리드....존 할로랜
Peter Read....John Haloran
바트 패튼....빌리 할로랜
Bart Patton....Billy Haloran
바바라 다우링....캐슬린 할로랜
Barbara Dowling....Kathleen Haloran
에드네 던....레이디 할로랜
Ethne Dunn....Lady Haloran
패트릭 맥기....저스틴 칼렙 박사
Patrick Magee....Dr. Justin Caleb
메리 미첼....케인
Mary Mitchel....Kane
데리 오도노반....릴리언
Derry O'Donavan....Lillian
론 페리....아서
Ron Perry....Arthur
칼 샨처....사이몬
Karl Schanzer....Simon

1.

남편 따라 아일랜드의 시댁을 방문한 미국인 루이즈에게 할로랜 성은 결코 즐거운 곳이 아닙니다. 특히 죽은 딸의 기억에 집착하는 시어머니는 골칫거리였어요. 멀쩡하게 살아있는 아들 몫이어야 할 재산을 딸 이름으로 자선 단체에 기부한다고? 마땅히 씩씩하게 나서서 자기 몫을 받아야 할 남편은 소극적으로 꾸물거리다가 심장병으로 죽어버리기까지 하네요.

시체를 처리하고 남편이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한 루이즈는 시어머니의 환심을 사기 위한 계략을 꾸밉니다. 하지만 할로랜 성을 떠도는 캐슬린의 이미지와 도끼 살인마의 존재는 루이즈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2.

[디멘시아]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공식적 처녀작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몇 편의 영화들이 있었지만 그 영화들은 성인용 포르노들이었어요. 제대로 된 영화는 이 저예산 로저 코먼 영화가 처음입니다. 이 영화는 한동안 완전히 잊혀졌다가 코폴라가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만들었을 때 다시 비디오로 나와 영화사에 끼어들었지요.

거장의 초기작을 구경하는 건 언제나 흥미로운 일입니다. 잘 만든 영화라면 '될 싹'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고 형편없는 영화라면 '저 사람도 저럴 때가 있었구나'하며 즐길 수 있고요.

[디멘시아]는 어느 쪽에 속할까요? 후자 같습니다. :-) 이 영화는 [대부]나 [지옥의 묵시록]의 거장이 만든 영화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촌스럽고 조잡합니다. 유치찬란한 보이스 오버와 회상 장면, 엉성한 살인 동기, 조잡한 심령 트릭, 중간에 갑자기 튀어나온 탐정이 몽땅 해결하는 서툰 구조...

뭐, 꼭 코폴라의 잘못은 아닙니다. 로저 코먼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영화도 형편없는 환경에서 만들어진 졸속 영화니까요. 허겁지겁 찍느라 자기가 뭘 찍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단지 그러는 도중에도 종종 멀끔한 영화를 만들어냈던 코먼과는 달리 코폴라는 아직 그럴 능력이 없었던 것이지요.

이 영화에 꼭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툴기 짝이 없는 영화지만, 당시 만들어진 구식 코먼 영화들한테서 풍기는 유치찬란한 스타일이 영화를 묘하게 흥미진진하게 만드니까요.

몇몇 장면은 이 감독의 재능을 살짝 보여주기도 합니다. 특히 이 영화에 나오는 두 건의 살인 장면은 꽤 잘 짜여져 있습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63년 당시에는 굉장히 쇼킹했을 거예요.

그러나 [디멘시아]의 명성은 뒤에 쌓은 감독의 업적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습니다. 코폴라의 초기작이라고 꼭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99/09/19)

DJUNA

기타등등

가끔 흑백 영화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곤 해요. [디멘시아]는 별 내용 없는 싸구려 영화지만 흑백 화면 속에서 왠지 모르게 고급스러워 보이는 거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