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람베르토 바바 Lamberto Bava

주연
우르바노 바르베리니....조지
Urbano Barberini....George
나타샤 하비....셰릴
Natasha Hovey....Cheryl
칼 지니....켄
Karl Zinny....Ken
피오레 아르젠토....한나
Fiore Argento....Hannah
파올로 코조....캐시
Paola Cozzo....Kathy
파비올라 톨레도....카르멘
Fabiola Toledo ....Carmen
니콜레타 엘미....잉그리드
Nicoletta Elmi ....Ingrid
스텔리오 칸델리....프랭크
Stelio Candelli....Frank

닫힌 극장

정직하게 변호한다면, 람베르토 바바는 처음부터 칭찬만 받을 수 없는 자리에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마리오 바바의 아들이고 다리오 아르젠토의 친구입니다. 독립적으로 평가되는 대신 늘 더 우월한 예술가들인 이들과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지요.

이들의 이름을 잊고 영화를 본다면, 람베르토 바바는 그렇게 구박만 받을 사람은 아닙니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에요. 풀치처럼 작정하고 막 나가는 사람도 아니고. 하지만 그만의 장점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그는 영화 전체를 끌고갈만한 썩 좋은 대전제를 끌어낼 줄 알죠.

[데몬스]는 그중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도 이 설정에 대해서는 아실 거예요. 지하철에서 나누어준 시사회 티켓을 받고 극장을 찾은 사람들이, 피투성이 이탈리아 호러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한 명씩 괴물로 변해갑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2층 발코니에 갇혀 위로 기어오르려는 괴물들과 싸워야 하지요.

제가 [데몬스]를 보기 위해 복사골 문화센터를 찾은 이유도 바로 이 설정 때문이었어요. 전 정말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깔끔한 멀티플렉스 극장이 아닌 조금 지저분하고 시설도 나쁜 단관 상영관에서요. 군데군데 사람들 머리가 보이는 영화관 장면이 자연스럽게 실제 관객들과 상영관으로 이어질 때 얼마나 즐거웠는지요. 멀티플렉스 상영관이라면 이런 각도가 안 나왔을 거예요.

그렇다고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느냐... 그건 아닙니다. 그러기엔 지나치게 근육질이죠. 이 영화의 폭력은 아르젠토보다는 [람보]에 가깝습니다. 울퉁불퉁한 팔근육을 과시하는 남자 주인공 조지가 오토바이로 극장 안을 질주하며 커다란 칼로 괴물들의 머리를 날려버리는 장면은 너무나 80년대식이라 기가 막혀요. 여기까지는 제 취향 문제지만, 거창한 설정에 비해 디테일이 딸리고 폭력의 스타일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는 동안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도 드는 건 영화의 문제죠. 완성도 높은 호러 영화를 만들려면 잔인하게만 굴어선 안 됩니다. 그 잔인함을 어떻게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한 겁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러 영화와 관객들의 상호관계를 텍스트 안에서 다루고 그 과정 중 새로운 공포를 끌어내는 영화의 아이디어는 쉽게 간과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게 아무리 아이디어만으로 그쳤다고 해도요. (06/07/28)

DJUNA

기타등등

바바는 이 영화를 서베를린에서 찍었지요. 하지만 과연 영화의 무대가 독일이기는 한지? 다국적 캐스트가 더빙된 영어로 떠드는 영화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