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애덤 리프킨 Adam Rifkin

주연
주제페 앤드루즈....렉스
Giuseppe Andrews....Lex
제임스 디벨로....트립
James DeBello....Trip
에드워드 펄롱....호크
Edward Furlong....Hawk
샌 헌팅턴....제레마이어 "잼" 브루스
Sam Huntington....Jeremiah "Jam" Bruce
린 셰이....브루스 부인
Lin Shaye....Mrs. Bruce
멜라니 린스키....베스 범스틴
Melanie Lynskey....Beth Bumsteen
나타샤 리온....크리스틴
Natasha Lyonne....Christine
마일즈 두걸....엘비스
Miles Dougal....Elvis
닉 스코티....케니
Nick Scotti....Kenny
엠마누엘 크리키....바바라
Emmanuelle Chriqui....Barbara
데이빗 쿠안....바비
David Quane....Bobby
로저 바튼....범스틴 씨
Rodger Barton....Mr. Bumsteen
캐슬린 해기스....범스틴 부인
Kathryn Haggis....Mrs. Bumsteen
샤논 트위드....아만다 핀치
Shannon Tweed....Amanda Finch

로버트 제메키스의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드]에서 여자 주인공들을 남자 아이들로 바꾸고, 시대 배경을 1978년으로 옮기고, 비틀즈를 키스로 고치면 애덤 리프킨의 [디트로이트 락 시티]라는 영화가 나옵니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키스 그룹의 공연을 보기 위해 온갖 역경과 마주치며 소동을 피우는 네 명의 남자 고등학생들이 벌이는 모험담입니다. 재미있게도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드]의 개봉년은 이 영화의 시대 배경인 1978년입니다. 우연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디트로이트 락 시티]는 재미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에어 헤드] 같은 영화를 보고 재미있어 했던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면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거예요. 꼭 키스의 팬이어야 할 필요도 없죠. 적당히 귀엽고 멍청한 네 주인공들의 골빈 활약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감정 이입이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으니까요. 99년도 영화가 아니랄까봐 적당히 고약한 화장실 유머가 삽입되어 있기도 하고요.

네 주인공들은 지나치게 스테레오타입에 빠져 있지만 배우들은 그럭저럭 영화를 편하게 끌어나갑니다. 에드워드 펄롱의 조금 나이 든 모습이 궁금한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화일 거고요. 저처럼 나타샤 리온이나 멜라니 린스키의 조역을 보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조금 목말랐겠지만 그게 영화 자체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그러나 영화는 분명 더 우월한 영화인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드]의 그림자 밑에 깔려 있습니다. 두 영화를 비교하지 않고 [디트로이트 락 시티]를 보는 건 불가능해요. 게다가 어느 면으로 보더라도 [디트로이트 락 시티]는 불리합니다.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드]는 골빈 틴에이저들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기본적으로는 똑똑한 영화였고 소재와 주제의 무게도 상당했습니다. 비틀즈의 에드 설리번 쇼 공연은 중요한 역사적 이벤트였고 당시 비틀즈 팬들이 보여주었던 광란에 가까운 행동들은 여러 사람들에게 문화적 충격을 안겨주었죠.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드]는 골빈 틴에이저들을 따라가면서도 이 미치광이와 같은 사회적 현상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며 가끔 촌평을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락 시티]가 그리는 78년의 키스 공연은 그만한 무게가 없으며 그들의 팬이 보여주는 광란도 더이상 설명이 필요할 만큼의 사회적 의미를 띄지 않습니다. 키스 팬들에게는 다르게 보일지 몰라도 기본적으로는 흐릿한 모방에 불과한 스토리죠. 그 결과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드]에서는 정확하고 의미있게 묘사되었던 세대 갈등과 같은 요소들은 이 영화에선 성의 없는 흉내로 끝나고 맙니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가 키스의 진 시몬즈에 의해 제작되었다는 사실이 영화의 재미를 파괴합니다. [아이 워너 홀드 유어 핸드]는 전적으로 순수한 오락이었습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락 시티]는 오락에 앞서 나르시시즘으로 가득 찬 상업 광고처럼 보이는군요. 물론 이런 종류의 나르시시즘도 보는 즐거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것도 솔직히 제공해주는 것 같지 않습니다. 아무리 봐도 의도가 불순해요. (00/12/20)

DJUNA

기타등등

펄롱을 꼬시는 중년 부인으로 나오는 샤논 트위트는 진 시몬즈의 아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