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D.J. 카루소 D.J. Caruso

주연
샤이아 라보프....케일
Shia LaBeouf....Kale
사라 로머....애슐리
Sarah Roemer....Ashley
캐리-앤 모스....줄리
Carrie-Anne Moss....Julie
데이빗 모스....터너씨
David Morse....Mr. Turner
아론 유....로니
Aaron Yoo....Ronnie
호세 파블로 칸티요....구티에레스 경관
Jose Pablo Cantillo....Officer Gutierrez
맷 크레이븐....다니엘 브렉트
Matt Craven....Daniel Brecht
바이올라 데이비스....파커 형사
Viola Davis....Detective Parker

케일

감히 히치콕 영감에게 도전장을 던진 영화가 한 편 더 나왔습니다. D.J. 카루소의 [디스터비아]는 히치콕의 [이창]을 21세기 십대 취향 영화로 변주한 작품이거든요. 이 영화의 주인공은 결혼을 두려워하는 중년의 사진작가가 아니라 가택연금당한 십대소년이고, 무대도 도시의 아파트가 아니라 중산층 사람들이 모여사는 교외주택가입니다. 악당도 어쩌다가 아내를 죽인 평범한 살인자가 아니라 여자들을 납치해 살해하는 연쇄살인마죠.

[디스터비아]는 윌리엄 아이리시와 알프레드 히치콕이 거친 길을 그대로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그 동안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설정도 다르죠. 우리의 주인공 케일은 [이창]의 제프리스처럼 느긋하게 숨어 그림책처럼 펼쳐지는 맞은 편 아파트의 드라마를 감상하지는 않습니다. 그가 사는 교외주택가에서는 그럴만한 여유가 없죠. 관찰 대상과 너무 가깝고 한 창문에서 볼 수 있는 공간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제프리스가 가지고 있지 못했던 다른 이점들도 있습니다. 화상통신이 가능한 휴대전화, 무선중계가 되는 캠코더, 제프리스의 동료들보다 훨씬 에너지와 시간이 넘쳐나는 친구들.

[이창]과 비교하면 [디스터비아]는 얄팍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케일은 제프리스보다 훨씬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지만 (아빠가 교통사고로 죽은 뒤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답니다) 십대소년답게 그 고민은 단순합니다. 게다가 영화의 스토리 전개 역시 그의 수준을 넘어서지는 못하죠. 동네 연쇄살인범인 터너가 케일의 엄마에게 수작을 걸고 케일이 그 때문에 겁을 집어먹는 장면 같은 장면들은 주제에서부터 이야기 구성까지 지나치게 익숙하죠. 이 영화에서는 케일과 주변 인간들간의 관계보다 케일이 주변의 다양한 전자기기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이 훨씬 더 생생합니다. 하긴 그게 이 영화의 진짜 주제일 수도 있겠죠.

날카로운 서스펜스를 즐기려는 관객들에게 [디스터비아]는 [이창]보다 훨씬 화끈한 자극을 안겨다줄 수 있습니다. 특히 거의 슬래셔 무비의 결말처럼 보이는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말이죠. 후반부가 지나치게 길고 호흡이 잘 통제가 되어 있지 않지만 이 정도면 재미있고 깜찍한 킬링타임 영화입니다. 깜찍하다는 소리를 듣기엔 시체들이 너무 많은가요? 그럴 수도. 하지만 이 영화는 살인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 PG-13 영화이기도 해요.

이 영화가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는 2007년 이후 갑자기 활동이 많아진 샤이아 라보프의 첫 단독주연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괜찮습니다. 귀엽고 야무지고 똘똘하군요. 하지만 지금까지 써먹고 있는 소년다운 매력을 날려버릴 몇 년 뒤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확신이 서지는 않습니다. 뭐, 잘하겠죠. (07/08/20)

DJUNA

기타등등

다리를 다치자마자 쌍안경을 잡는 제프리스와는 달리, 케일은 엑스박스 라이브와 아이튠즈 계정이 끊기고 나서야 느릿느릿하게 이웃집으로 관심을 돌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