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이빗 너터 David Nutter

주연
제임스 마스던....스티브 클락
James Marsden....Steve Clark
닉 스탈....개빈 스트릭
Nick Stahl....Gavin Strick
케이티 홈즈....레이첼 와그너
Katie Holmes....Rachel Wagner
브루스 그린우드....캘더콕 박사
Bruce Greenwood....Dr. Caldicott
스티브 라일스백....콕스 경관
Steve Railsback....Officer Cox
윌리엄 새들러....청소부
William Sadler....The janitor

(스포일러가 있지만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좋아요, 대충 이런 영화입니다. 틴에이저 자식 둘 딸린 가족이 크래들 베이라는 작은 동네로 이사를 갑니다. 그런데 그 동네에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반항적인 문제 청소년들이 하나둘씩 성격이 바뀌면서 블루 리본이라는 모범 학생의 집단에 들어가는 거죠(다시 말해 'geek'계급에서 상류 계급으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블루 리본이란 집단애들은 보통 때면 멀쩡하다가도 성적으로 흥분하면 동공이 빨개지면서 갑자기 공격적이 되는 묘한 버릇이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경찰이나 교사들은 그런 결함을 무시하고요. 심지어 살인을 저질러도 말입니다.

대충 앞으로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될 지는 모두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조종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어떻게?

이 영화에서는 안구에 삽입된 작은 기계와 [시계장치 오렌지]나 [패럴랙스 뷰]에서 사용되었던 세뇌 방법이 동시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저지르는 악당은 누구일까? 물론 틴에이저의 반항에 강한 거부감을 가진 정신 나간 과학자죠.

이 정도면 각본의 문제점이 벌써 드러납니다. 미스테리로 시작하고 있지만 시작부터 사건의 진상이 너무 뻔하기 때문에 미스테리 자체는 아무런 흥미도 끌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그 전개 방식이라도 나아야 할텐데 이 영화에서는 정말로 모범적으로 틴 호러 영화의 클리셰들을 따라갑니다. 새로 온 남자애가 악당 과학자와 싸우고 또 그러는 동안 동네 여자애와 사랑에 빠지는 거죠. 이러는 동안 영화는 세부를 꾸미기 위해 [스텝포드 와이브즈], [시계 장치 오렌지], [저주받은 도시]와 같은 옛 영화들을 무성의하게 표절합니다.

더욱 재미없는 것은 그 주제입니다. '십대의 반항'은 시작부터 지겨워질 수 있는 소재입니다. '반항'도 반 세기를 넘기면 지루해지고 뻔해지기 마련이니까요. 세상에 진부한 반항만큼 재미없는 건 없습니다.

이런 주제를 힘있게 다루려면 보다 새롭고 정교한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핑크 플로이드의 노래 가사보다도 노골적인 흑백 논리를 고집하면서도 주제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습니다. 도대체 뭘 어쩌란 말입니까?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각본가 스코트 로젠버그입니다. 아무래도 [뷰티풀 걸즈]가 이 친구의 상한선인 것 같습니다. [콘 에어]는 무성의한 블록버스터였고 [크래들 베이]는 무성의한 호러입니다. 둘 다 로젠버그가 얼마나 기회주의자인지만 보여주었을 뿐입니다. (99/06/04)

DJUNA

기타등등

그래도 남을 만한 건? [도슨즈 크릭] 팬이라면 케이티 홈즈의 얼굴을 보고 반가웠겠지요(홈즈는 이 영화로 MTV 무비 어워드에서 최고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전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이 지성의 증거로 받아들여지는 걸 보고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 뿐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