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게리 플레더 Gary Fleder

주연
마이클 더글러스....네이선 콘라드 박사
Michael Douglas....Dr. Nathan Conrad
브리타니 머피....엘리자베스 매독스-버로우즈
Brittany Murphy....Elisabeth Maddox-Burrows
숀 빈....패트릭 코스터
Sean Bean....Patrick Koster
팜케 잰슨....아가사 콘라드
Famke Janssen....Agatha 'Aggie' Conrad
제니퍼 에스포시토....산드라 캐시디 형사
Jennifer Esposito....Detective Sandra Cassidy
올리버 플랫....루이스 삭스 박사
Oliver Platt....Dr. Louis Sachs
스카이 맥콜 바투시악....제시 콘라드
Skye McCole Bartusiak....Jessie Conrad

엘리자베스와 콘래드 박사

[돈 세이 워드]에서 마이클 더글러스는 또 죽자고 고생하는 중년 여피족을 연기합니다. 이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네이선 콘라드 박사를 괴롭히는 문제는 사악한 영국인 악당 패트릭 코스터가 그의 딸 제시를 유괴해 협박한다는 거죠. 악당이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 정신과 의사인 그가 막 담당하기 시작한 환자 엘리자베스가 알고 있는 6자리 숫자입니다. 데드라인은 오후 5시.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 동안 콘라드 박사는 엘리자베스의 뒤숭숭한 마음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끌어내야 합니다.

[돈 세이 워드]는 모범적인 스릴러 영화입니다. 할리우드의 일 잘하는 전문가들이 뭉쳐 만든 날씬한 기성품이죠. 게리 플리더는 이미 [키스 더 걸]로 괜찮은 스릴러를 만들 줄 아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고, 마이클 더글러스나 브리타니 머피, 팜케 잰슨, 숀 빈과 같은 배우들도 모두 능력 있는 프로페셔널입니다. 이들이 일을 그냥 망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지나치게 야심을 부려 능력 이상의 일을 시도하지 않으면 말이죠.

문제는 이 영화가 너무 야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니, 야심의 뿌리는 있는지도 모르죠. 아이디어는 꽤 괜찮습니다. 10년 전에 발생한 은행 강도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정신병자와의 알 수 없는 연관성은 괜찮은 미스터리를 끌어낼 수 있는 소재니까요. 하지만 이런 부류의 많은 영화들이 그렇듯 미스터리의 답은 미스터리보다 훨씬 덜 재미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줄거리는 도입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나치게 밀어붙인다는 느낌을 줍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상한 게 한 둘이 아니에요. 10년 동안 숫자 하나 목숨걸고 지키던 엘리자베스나, 잃어버린 보석을 찾기 위해 엘리자베스를 이용하는 코스터나 모두 너무 길고 복잡한 해결책만 찾고 있거든요. 숨겨진 진실은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고 거기까지 가는 길도 밋밋합니다. 이게 원작 소설의 결함인지, 각색의 결함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플레더는 꽤 스타일리쉬한 서스펜스 영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기술적으로 영화는 좋습니다. 회색빛으로 말라있는 뉴욕시도 훌륭한 배경을 제공해주고요. 형사로 나오는 제니퍼 에스포시토의 연기는 조금 뻣뻣한 구석이 있지만 다른 배우들은 다 괜찮아요. 특히 엘리자베스를 연기한 브리타니 머피는 상당히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합니다.

[돈 세이 워드]는 '나쁜'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야심 부족과 프로페셔널한 차가움 때문에 아주 메마르고 작은 영화가 되고 말았어요. 작고 메마르다는 게 꼭 나쁜 건 아니지만, [돈 세이 워드]에서는 아주 장점이라고 할 수는 없겠더군요. 물론 극장에서 생각없이 2시간을 보내고 잽싸게 잊어버릴 영화를 원하신다면 상관없겠지만요. (02/03/28)

DJUNA

기타등등

[돈 세이 워드]는 브리타니 머피의 두번째 정신병원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