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빌 콘돈 Bill Condon

주연
제이미 폭스....커티스 테일러 주니어
Jamie Foxx....Curtis Taylor, Jr.
비욘세 놀즈....디나 존스
Beyoncé Knowles....Deena Jones
에디 머피....제임스 "선더" 얼리
Eddie Murphy....James "Thunder" Early
대니 글로버....마티 매디슨
Danny Glover....Marty Madison
제니퍼 허드슨....에피 화이트
Jennifer Hudson....Effie White
아니카 노니 로즈....로렐 로빈슨
Anika Noni Rose....Lorrell Robinson
키스 로빈슨....C.C. 화이트
Keith Robinson....C.C. White
샤론 릴....미셸 모리스
Sharon Leal....Michelle Morris
힌튼 배틀....웨인
Hinton Battle....Wayne

드림걸즈

빌 콘돈의 [드림걸즈]는 81년에 초연되었던 동명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원작이죠. 그 뮤지컬은 실제 여성 트리오였던 슈프림즈의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1976년에 아이린 카라 주연의 영화 [Sparkle]의 모델이 되기도 했어요. 이 영화는 얼마 전에 [드림걸즈]의 후광을 업고 DVD로 나온 모양이더군요.

가수들이 주인공이고 무대 공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작품이니, 음악과 연기가 분리되는 '사실주의 뮤지컬'에 가깝죠. 하지만 순수한 사실주의 뮤지컬은 아니에요. 종종 노래는 무대를 튀어나와 실제 세계 속으로 뛰어들기도 합니다. 에피가 리드 싱어에서 밀려나가거나 퇴출당하는 장면들에서는 거의 오페라처럼 묵직하게 음악만으로 밀어붙여요. 보는 사람들이 힘겨울 지경입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그렇게까지 입체적이거나 독창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슈프림즈의 뒷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스토리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쇼비즈 세계의 드라마죠. 스토리와 캐릭터의 배분도 그렇게 짜임새 있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에피지만 이 캐릭터는 정말로 주연으로 보일만큼 많이 등장하지 않죠. 그렇다고 앙상블 물로 보자니 캐릭터들의 상호작용이 약한 편이고 이들의 갈등이나 화합도 비교적 평면적으로 묘사되었고요. 실존 인물들의 보다 비극적인 사정을 알고 보면 결말의 해피 엔딩도 조금은 사기 같습니다.

빌 콘돈이 이상적인 뮤지컬 감독이 아니라는 것도 거의 분명해요. 가능성 있는 뮤지컬 넘버들로 가득 찬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드림걸즈]의 스타일은 이상할 정도로 무개성적입니다. 아니, 스타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요. 카메라는 그냥 우두커니 서거나 싱겁게 움직이며 열심히 노래하고 춤추는 연기자들을 바라보고 있을뿐입니다.

다행히도 이 영화의 연기자들은 스탭들의 잔재주 없이도 스크린을 꽉 채울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에피 역의 제니퍼 허드슨은요. 허드슨이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을 부르는 장면은 영화적으로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엄청난 에너지와 물리적 존재감 그리고 자기 자신의 것임이 분명한 엄청난 에고로 화면을 꽉꽉 채우는 허드슨 때문에 관객들은 거의 영화에 짓눌린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처음엔 순전히 얼굴마담으로 등장한 것 같은 디나 역의 비욘세 놀즈나 오래간만에 돌아온 에디 머피도 자기만의 카리스마를 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요.

[드림걸즈]는 거창한 라이브 콘서트와 같은 영화입니다. 어떻게 보면 구체적인 연기나 노래보다는 개개인의 카리스마와 에너지가 더 중요한 영화이기도 하고요. (07/02/05)

DJUNA

기타등등

엔드 크레딧 시퀀스가 재미있더군요. 배우들뿐만 아니라 주요 스텝들까지 아카데미 시상식 스타일로 소개하더군요. 의상 부분이 나오면 스케치들을 보여주고 캐스팅 디렉터가 소개되면 조연 배우들의 얼굴들이 다다닥 뜨는 식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