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형주

주연
진구....수민
박보영....현진
조연호....수사반장
한갑수....연구소장

수민과 현진

[초감각 커플]은 채널 CGV의 방영을 목적으로 한 저예산 HD영화입니다. 전 순전히 박보영 보러 상암 CGV까지 가서 봤어요. 하지만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느냐? 아뇨, HD 텔레비전을 가지고 계시다면 그냥 케이블로 보실 것을 권합니다. 화질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고... 게다가 화면이 조금 납작하게 일그러져 신경이 쓰이더군요. 텔레비전으로 보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는 초능력을 가진 대학생 수민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수민은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조금만 노력하면 마음을 조종할 수도 있는 초능력자입니다. 하지만 그 능력 때문에 그는 외롭고 우울한 사람입니다. 자기 능력을 제대로 써볼 생각도 하지 않고 외톨이로 살아가지요. 근데 그러던 그에게 자칭 아이큐 180이라는 천재소녀 현진이 나타나 수작을 겁니다. 수민의 능력을 알아차린 현진은 그 능력을 개발해주겠다며 따라다니고 수민은 어쩌다보니 현진의 페이스에 말려들어갑니다. 그러던 이들은 수수께끼의 유괴사건에 말려들게 되고...

쉽게 풀리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의 기본 아이디어는 예상외로 영리해요. "아, 세상에! 이런 식의 해결책도 있었어!"와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놀라운 반전은 없지만 "어, 사실은 이랬네? 귀엽군!"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는 됩니다. 복선도 성실하게 심어놨고 구성도 아기자기해요. 대사와 연기지도가 조금 거칠긴 하지만 진구와 박보영은 좋은 짝이고요.

하지만 그렇게 '잘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의 무덤덤한 페이스는 종종 효과적인 농담을 끌어내긴 하지만 대부분 그냥 투박해 보여요. 호흡 조절도 안 되어있어서 체감 시간도 길고요.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동원한 애니메이션은 지나치게 '감성적'이어서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맞지 않습니다. 가끔 저예산 티가 너무 심하게 나서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웬만한 [드라마시티] 에피소드보다 가난해 보여요.

만든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 이 작품에 시리즈의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도 텔레비전 시리즈의 파일럿처럼 보이니까요. 수민이와 현진이가 사이좋게 알콩달콩하면서 서로의 능력을 이용해 범죄를 해결하고 지구를 구하면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08/12/08)

DJUNA

기타등등

박보영은 이 영화에서도 조용히 살고 있는 남자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어놓는 역할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