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채혜영
유승연

연출
문영진

주연
김형미....강소현
지성우....필목
최원홍....용이
김가람....김금아
안석환....김추서
한경선....서씨
방은희....언년
최상길....돌쇠
이영준....김금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목각귀

두창(마마)에 걸린 어린 소년이 자기 부모에 의해 풍장 숲에 버려집니다. 아들을 점지해달라고 빌러 왔던 내의원 의관 집 며느리 소현이 소년을 집으로 데려와 몰래 하인들에게 맡기는데, 다음 날이 되어 보니 아이는 멀쩡하게 병이 나아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나무로 만든 인형을 들고 돌아다니는 동안 집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 중 가장 섬뜩한 건 눈을 파 먹힌 모습을 한 여자아이 귀신이었죠. 이러는 동안 이 집안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고 이야기는 권선징악으로 흘러갑니다.

[목각귀]의 시대배경은 18세기 말이나 19세기 초로 보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김의관은 아이들을 상대로 종두법을 실험하고 있으니까요. 이야기의 비극도 여기서 시작됩니다. 김의관은 사대 독자인 병약한 아들을 살리기 위해 아이들을 실험용 쥐처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죠. 전형적인 악당 과학자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 악당 과학자에 대한 복수 이야기도 원한을 가진 귀신들만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실 귀신 없이도 얼마든지 전개할 수 있고 또 한동안 작가가 그럴 생각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초자연현상처럼 보이던 몇몇 사건은 머리 좋은 복수자가 조작한 것입니다. 정말 이런 식으로 나갔으면 어땠을지 궁금하군요.

하지만 [전설의 고향]을 그렇게 만들 생각은 없었던 모양인지, 이들은 소녀 귀신을 등장시킵니다. 이 소녀는 자유로 귀신처럼 눈구멍이 뻥 뚫린 무시무시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거친 분장이지만 효과는 좋습니다. 하지만 말이 너무 많고 너무 자주 나타난다는 게 흠이죠.

최근에 나온 [전설의 고향] 에피소드들이 그런 것처럼, [목각귀]도 러닝타임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합니다. 남아도는 러닝타임을 채우기 위해서였는지, 이야기가 너무 복잡하고 산만해요. 척 봐도 금방 눈치 챌 수 있는 반전을 후반까지 끌어가기 위해 이야기를 쓸데없이 배배 꼬고요. 유령 이야기와 복수자 이야기가 하나로 묶이니까 마치 두 편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은 것처럼 잡다해졌습니다. [전설의 고향]이라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간결하게 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어쩝니까.

대사 역시 나쁩니다. 배우들이 조선 시대 사람들처럼 말하는 건 불가능하죠. 하지만 현대어와 관습화된 사극 대사가 어색하게 결합하는 통에 종종 듣기가 민망할 지경이에요. 몇몇은 시대 설정과도 맞지 않고요. 예를 들어 목공 필목은 왜 처음부터 소현에게 그렇게 건방지답니까? 당시 계급 사회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죠. 요새도 그리 좋은 태도는 아니지만.

[목각귀]는 이번 [전설의 고향] 에피소드들 중 비교적 호평을 받은 작품이지만 질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닙니다. 시청자들이 이 에피소드를 그럭저럭 잘 견뎠던 건 순전히 고전 귀신이 많이 나왔고 권선징악의 익숙한 모습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09/08/20)

DJUNA

기타등등

내레이션이 나오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