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고은선

연출
노상훈

주연
김다인....소양
최수한....효엽
진지희....효은
박칠용....을수 부
조양자....을수 모
김동욱....을수
손종범....최진사
반민정....여진
최종원....영의정
연운경....정경부인
이성민....윤진사
오용....박수무당
최원영....진성

소양

제목 [조용한 마을]이 언급하는 곳은 무영골이라는 평화로운 시골 마을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일종의 마술적인 주술 행위로 강강술래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소양은 누명을 쓰고 비명횡사한 남편이 남긴 편지를 따라 두 아이와 함께 이 마을로 들어오고, 이곳에서 남편과 함께 누명을 썼던 사람들을 만납니다.

[조용한 마을]은 지금까지 나온 [전설의 고향] 중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드라마 내내 시청자들은 머리를 굴리며 ‘저기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하고 머리를 긁게 되지요. 드라마가 중반을 훨씬 넘길 때까지 새로운 비밀들이 계속 드러나고 그 단서들을 엮어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살인이라는 행위도 권선징악의 단순한 기준에 그렇게 잘 맞아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대충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상에는 염라대왕과 저승사자들이 터치하지 못하는 공간이 존재하는데, 무영골이 바로 그곳에 있습니다. 무영골에서는 억울하게 죽은 자들이 산 자들과 함께 머물 수 있지만 1년 동안 억울함을 풀지 못하면 저승사자에게 끌려갑니다. 여기에는 그 이외에도 이 세계에서만 적용되는 자잘한 규칙들이 있고 주인공이 하는 일도 그 규칙들을 올바로 이해한 뒤 지능적으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굉장히 ‘모던’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식의 이야기는 [전설의 고향] 스토리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늘 하는 말이지만 ‘전설’이란 단순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성공적인 [전설의 고향] 에피소드들은 대부분 그 단순명쾌함을 유지하고 있었죠. 전 종종 70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이 지금 [전설의 고향] 시리즈의 질을 깎아먹는 원흉이 아닌가 의심합니다. 대부분 50분 정도의 러닝타임으로 훨씬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거든요.

하지만 [조용한 마을]은 기존의 [전설의 고향] 실패작들과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다른 실패작들이 짧은 이야기를 일부러 길게 늘여 산만해졌다면 [조용한 마을]은 반대예요. 훨씬 긴 이야기를 짧은 러닝타임 안에 구겨 넣은 느낌이 강하죠. 러닝타임을 관리 못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후자 쪽이 낫죠. 적어도 산만하다거나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가 한여름밤의 공포를 기대하는 [전설의 고향]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건 그들의 기대폭이 지나치게 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제적으로 정보 전달을 하는 데 실패한 작품 자체의 문제점 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이 인공적이고 괴상한 에피소드를 즐긴 편입니다. 전 이런 식의 문제 해결 이야기가 [전설의 고향]에 편입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해요. (09/09/03)

DJUNA

기타등등

[개그 콘서트] 코미디언들이 저승사자로 출연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