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랜디스 John Landis

주연
조지 웬트....해롤드 톰슨
George Wendt....Harold Thompson
메레디스 먼로....실리아 풀러
Meredith Monroe....Celia Fuller
맷 키슬러....데이빗 풀러
Matt Keeslar....David Fuller
헤일리 구엘....사라
Haley Guiel....Sarah
케리 샌도미스키....제인
Kerry Sandomirsky....Jane
존 B. 스코트....할아버지
John B. Scott....Grandpa
낸시 화이트....할머니
Nancy Whyte....Grandma

해롤드

[가족]의 주인공은 해롤드 톰슨이라는 살인범입니다. 뚱뚱하고 사람 좋아보이는 독신자지만 시간이 나면 도시 주변을 돌다가 사람을 납치 살해하고 그 시체에서 뼈를 발라 조립한 다음 이층으로 올려보내죠. 그리고 그들에게 아버지나 아내의 역할을 주고 상상 속의 가족 생활을 하는 겁니다. 현대판 노먼 베이츠라고 할까요.

존 랜디스는 해롤드 톰슨을 묘사하는 데 무리하지 않습니다. 랜디스가 그리는 해롤드는 위험한 미치광이지만 그만큼이나 꼼꼼하고 교활하며 어느 정도 귀엽기까지 한 인물입니다. 툭하면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혼란스러운 정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런 자신의 감각과 행동을 스스로 완벽하게 통제하는 그의 모습은 거의 존경스럽고, 죽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가 꿈꾸는 완벽한 가족 생활을 하는 해롤드의 모습은 깜찍하기까지 하지요. 물론 이는 굉장히 랜디스적인 블랙 코미디이기도 합니다. 그로테스크하고 끔찍하지만 부담없고 즐겁죠.

그렇다고 랜디스와 각본가인 브렌트 핸리는 해롤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해롤드를 놀려대고 있어요. 그는 그냥 위험한 살인마가 아닙니다. 보수적인 미국 중산층 사람들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가족의 이미지에 중독되어 있지만 결코 자신의 힘으로는 그런 가족을 이룩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는 시체를 처리할 때도 찬송가를 듣고 거실에는 딕 체니 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이 정도면 랜디스가 목표로 삼고 있는 대상이 뭔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해롤드의 일상은 그의 옆집에 젊은 부부가 이사오고 그가 아내인 실리아에게 반하면서 위기를 맞습니다. 해롤드는 지겨워진 아내 해골을 치워버리고 실리아를 그 자리에 집어넣을 계획을 세우죠. 하지만 이들 부부에게도 해롤드가 눈치채지 못한 비밀이 하나 있어서 양쪽의 계획이 충돌하는 후반부엔 강도높은 국면 전환이 일어납니다. 설정만 보면 꽤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추리물로서 페어플레이가 좀 약한 편이라 그 부분은 조금 실망스럽더군요. (07/07/18)

DJUNA

기타등등

브렌트 핸리는 [프레일티]의 각본가이기도 하죠. 그 작품도 좋았는데. 차기작들이 뜸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