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Francis Ford Coppola

주연
프레드 아스테어....피니언 맥클로너건
Fred Astaire....Finian McLonergan
페툴라 클락....샤론 맥클로너건
Petula Clark....Sharon McLonergan
토미 스틸....오그
Tommy Steele....Og
돈 프랭크스....우디 마호니
Don Francks....Woody Mahoney
키넌 윈....빌보드 로킨스 상원의원
Keenan Wynn....Senator Billboard Rawkins
바바라 행콕....벙어리 수잔
Barbara Hancock....Susan the Silent
알 프리먼 주니어....하워드
Al Freeman Jr.....Howard
로널드 콜비....버즈 콜린즈
Ronald Colby....Buzz Collins
돌프 스위트....보안관
Dolph Sweet....Sheriff
라이트 킹....검사
Wright King....District Attorney
루이스 사일러스....헨리
Louis Silas....Henry

오그와 로킨스

[피니언의 무지개]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첫 대작입니다. 하지만 영화만 봐서는 코폴라의 작품이라고 믿기는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1968년도작이라고 믿기도 어려워요. 이 영화는 정말 구식 뮤지컬이거든요. 이 영화가 나왔을 때도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시대에 뒤떨어진 영화였습니다.

사연이 있습니다. [피니언의 무지개]는 47년대 처음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로,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끈 작품이었습니다. 당연히 할리우드에서도 눈독을 들였고요.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원작의 중요한 부분인 인종 차별 비판이 당시 할리우드가 다루기엔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던 거죠. 원작을 거의 고치지 않고 영화로 옮겨질 때까지 20년이나 시간이 걸린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피니언의 무지개]는 아일랜드 전설과 남부 이야기의 이상한 결합입니다. 레프리컨의 금을 훔친 아일랜드 남자 피니언이 딸 샤론과 함께 미국 남부에 있는 레인보우 밸리에 옵니다. 레인보우 밸리의 토양이 훔친 금을 키우는 데 적절하다고 생각한 피니언은 잠시 마을에 눌러앉지만 훔친 금을 따라 쫓아온 레프리컨 오그에게 발각되고 말죠. 그러는 동안 레인보우 밸리의 금을 탐내는 탐욕스러운 상원의원 로킨스는 옛 인종차별법을 이용해 레인보우 밸리의 땅을 사들이려 하다가 금의 주문에 걸려 흑인이 됩니다.

아까 자극적인 인종 차별 비판 어쩌구에 대해 떠들었지만, 그건 40년대 기준으로 봐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결코 자극적인 영화가 아닙니다. 이런 식의 옛 비판 영화들이 종종 그렇듯 잘봐주는 듯한 느낌이 오히려 불편하기도 해요. 68년 당시에도 그렇게 급진적인 영화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을 겁니다.

뮤지컬로 봐도 아주 이상한 영화입니다. 아주 40년대 뮤지컬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60년대식 현대 뮤지컬도 아니거든요. 영화는 40년대 클래식과 같은 호사스러운 인공적 매력도 없고, 그렇다고 60년대 뮤지컬의 실험적 요소도 없습니다. 모두 참 어정쩡하게 섞여 있어서 뭐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잊고 싶은 작품입니다. 프레드 아스테어가 이 영화에 대실망을 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의 마지막 대작 뮤지컬이었으니 이해가 되지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도 이 작품에 대한 언급은 잘 안하는 모양이에요. 역시 이해가 갑니다. 생전 처음 맡은 대작이 이처럼 난장판이었으니까요.

그러나 [피니언의 무지개]의 난장판은 오히려 은근슬쩍 이상한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결코 프레드 아스테어의 최고 걸작은 아니지만 그가 선사하는 유쾌한 매력의 끝맛을 즐기는 기분이 결코 나쁠 수는 없고요. 아마 영화관에서 보았다면 비주얼도 더 나았을지 모르죠. 이 영화에 별 셋 반을 준 레너드 말틴에 따르면 팬앤스캔 버전은 원래 화면의 맛을 못 살린다고 하니까요. (02/03/15)

DJUNA

기타등등

요새처럼 담배 회사와 흡연자들이 악당 취급을 받는 세상에서 새로운 담배를 개발해 마을을 구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를 보는 건 좀 웃기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