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리처드 론크레인 Richard Loncraine

주연
해리슨 포드....잭 스탠필드
Harrison Ford....Jack Stanfield
폴 베터니....빌 콕스
Paul Bettany....Bill Cox
버지니아 매드슨....베스 스탠필드
Virginia Madsen....Beth Stanfield
메리 린 라이스컵....자넷 스톤
Mary Lynn Rajskub....Janet Stone
칼리 슈로더....사라 스탠필드
Carly Schroeder....Sarah Stanfield
지미 베넷....앤드루 스탠필드
Jimmy Bennett....Andrew Stanfield
로버트 포스터....해리 로마노
Robert Forster....Harry Romano
로버트 패트릭....게리 미첼
Robert Patrick....Gary Mitchell
앨런 아킨....알린 포레스터
Alan Arkin....Arlin Forrester

콕스와 스탠필드

요새 해리슨 포드 영화들은 왜 이렇죠? 그 동안 넉넉하게 돈은 벌어들였을 테니 돈이 궁해 억지로 영화에 출연할 일은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그 정도 위치의 배우에게 좋은 각본이 들어오지 않을 리도 없을 거고... 전 아직도 왜 그가 [파이어월]과 같은 영화에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이 영화는 아무리 봐도 포드의 급수에 맞는 작품이 아닙니다.

[파이어월]은 한 마디로 죽도록 고생하는 여피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마이클 더글러스가 잘 하는 장르지만, 포드라고 못 할 건 없죠. 하여간 이 영화에서 포드의 캐릭터 잭 스탠필드와 그의 가족이 고생하는 이유는 그가 은행의 보안 담당이기 때문입니다. 폴 베타니가 연기한 빌 콕스는 그의 가족을 인질로 잡아 은행의 보안망을 뚫고 1억 달러를 빼돌리라고 협박하는 악당이고요. 스탠필드는 콕스의 요청을 들어주면서도 어떻게든 악당들을 때려잡고 가족을 구출해야 합니다.

솔직히 컴퓨터와 주변 기기에 능한 보안 전문가를 연기하는 해리슨 포드의 모습은 조금 어색해 보입니다. 그가 맥가이버처럼 기술적인 문제점들을 교묘하게 해결하는 과정도 그렇게 믿음이 안 가고요. 포드도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대단한 열의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그냥 대사만 암기하고 타자를 치는 흉내를 내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어요. 후반부에 그는 상당히 거친 액션에 말려드는데, 그 때도 참 지치고 피곤해 보입니다. 다행히도 이건 영화와 맞아요. 그는 액션 영웅이 아니라 어쩌다가 재수없이 폭력적인 상황에 말려든 중년 남자니까요. (아니면 늦게 결혼한 노인네거나. 과연 이런 상황에서 이 사람, [인디 4]를 찍을 수 있을는지?)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B급입니다. 여기서 급수는 주인공과 악당의 능력 수준입니다. 빌 콕스는 얼핏 보기엔 꽤 영리해 보이지만 그렇게까지 머리가 잘 돌아가는 악당은 아니에요. 그냥 이류지요. 그의 부하들은 그보다 못하고. 그 때문에 포드의 일이 조금 쉬워지긴 하는데, 꼭 그럴 필요가 있었는지는 모르겠군요. 위기와 해결책이 모두 가볍기 때문에 영화는 전체적으로 작아 보입니다. 아니, 그냥 작은 영화예요. 해리슨 포드의 몸값을 빼면 돈도 별로 안 들었을 거예요.

[파이어월]은 나쁜 영화는 아닙니다. 기술적으로 빠지는 구석이 없고 할 일도 다 하고 있지요. 적어도 보는 동안 지겨워서 눈이 저절로 감기는 부류의 영화는 아니니 심심풀이 땅콩용으로는 부족함이 없지요. 하지만 평범해요. 평범해도 너무 평범하지요. 그럭저럭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선 뒤에도 "지금까지 뭘 봤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06/02/23)

DJUNA

기타등등

메리 린 라이스컵이 해리슨 포드의 비서로 나오는데요, 이름만 클로이가 아닐 뿐이지 [24]의 캐릭터와 똑같더군요. 단독행동하는 상사를 뒤에서 후방지원하는 역할이거든요. 심지어 그 상사 이름도 잭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