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커스 니스펠 Marcus Nispel

주연
제러드 파달레츠키....클레이 밀러
Jared Padalecki....Clay Miller
다니엘 패너베이커....제나
Danielle Panabaker....Jenna
아만다 리게티....위트니 밀러
Amanda Righetti....Whitney Miller
트레비스 반 윙클....트렌트
Travis Van Winkle....Trent
애런 유....츄이
Aaron Yoo....Chewie
데릭 미어스....제이슨 부어히스
Derek Mears....Jason Voorhees
조나단 사도프스키....웨이드
Jonathan Sadowski....Wade
줄리아나 길....브리
Julianna Guill....Bree
벤 펠드먼....리치
Ben Feldman....Richie
알린 에스카페타....로렌스
Arlen Escarpeta....Lawrence
라이언 핸슨....놀런
Ryan Hansen....Nolan
윌라 포드....첼시
Willa Ford....Chelsea
믹 메넬....마이크
Nick Mennell....Mike
아메리카 올리보....아만다
America Olivo....Amanda
카일 데이비스....도니
Kyle Davis....Donnie

제이슨 등장

마커스 니스펠의 [13일의 금요일]을 보기 전에 오리지널 첫 번째 영화를 한 번 복습하고 갈까하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시간이 없어서 그냥 갔는데, 안 봐도 상관없었습니다. 시작부터 1편의 끝 장면에서 시작되니까요. 크리스탈 호수에서 빈둥대던 십대 아이들을 살해하던 부어히스 부인은 마지막 생존자에 의해 목이 잘려죽고 그걸 어린 제이슨이 목격합니다. 때는 1980년 6월 13일. 이게 오리지널 영화의 개봉일이었으면 좋겠지만 슬프게도 아닙니다. 그 날은 1980년 5월 9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근처까지는 갔어요. 아마 가장 가까운 13일의 금요일을 골랐겠지요.

시간은 휙 흘러서 ‘현재’. 대마초를 캐러 온 젊은 애들이 크리스탈 호수를 찾아 캠프를 세우고 섹스를 합니다. 아주 죽으려고 작정한 거죠. 곧 넝마 가면을 쓴 제이슨이 등장해 걔들을 쓸어버립니다. 네, 넝마 가면요. 여기서부터는 2편인 겁니다. 이게 구체적으로 어느 13일의 금요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6주 뒤에 다음 13일의 금요일이 찾아오는 날이 언제일까요? 적어도 2008년은 아닙니다. 6월 13일이 금요일이긴 합니다만.

이제야 오프닝 크레디트가 뜹니다. 크리스탈 호수에 또 젊은 애들이 술과 섹스와 마약을 갖고 찾아옵니다. 비슷한 시기에 6주 전에 실종된 여동생을 찾으러 오빠가 크리스탈 호수를 찾습니다. 제이슨은 다시 일어나서 걔들을 한 명씩 죽입니다. 이제 넝마는 벗고 하키 마스크를 썼어요. 고로 여기서부터는 3편인 것입니다.

이렇게 쓰니까 이 작품이 오리지널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요약판 리메이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죠. 일단 제이슨의 나이부터 다릅니다. 2009년도 영화에서도 제이슨이 활기차게 활약하기 위해 영화는 설정을 많이 고쳤지요. 물론 내용도 다르고요. 하지만 누가 이 시리즈를 보면서 내용에 신경을 쓰던가요. 중요한 건 학살신과 누드신의 분량이 아니겠습니까?

전 지금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의 안티처럼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실은 아닙니다. 적어도 전 오리지널 [13일의 금요일]의 많은 부분을 좋아해요. 영화 전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 영화가 갖고 있는 미국 도시 전설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와 고전적인 반전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죠. 단지 전 엄마한테서 가업을 물려받은 제이슨에게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겠습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후반 시리즈의 영화들은 점점 지겨워지고요. 네, 저도 이런 말이 반박이나 비판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 정도는 압니다.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는 작품성으로 승부를 거는 작품은 아니었죠. 처음부터 끝까지 피에 굶주린 장르 팬들을 위한 일종의 살인 예식에 가까웠습니다. 단지 그 예식에 참가하지 않는 건 자유가 아니겠습니까?

리메이크판은 어떤가요. 마커스 니스펠은 오리지널의 팬들이 원하는 건 거의 다 했습니다. 젊은 애들을 크리스탈 호수 근처에 데려다놓고 다양한 방식으로 죽이는 것 말이죠. 특수효과는 원작보다 당연히 좋습니다. 잔인함은 요새 유행하는 고문 포르노보다는 못하지만 오리지널 시리즈만큼은 되고요. 살해당하는 젊은 아이들 중 흑인 캐릭터와 동양인 캐릭터가 한 명씩 들어온 건 정치적 공정성을 고려한 것인가요? 그래봤자 제이슨에게 살해당하는 역할인데. 하여간 니스펠은 딱 [13일의 금요일] 영화가 할 수 있는 것만 날씬하게 했고 욕심 없는 팬들은 그 정도로 만족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땠느냐. 오리지널 시리즈에 속해 있는 대부분 영화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낫지만 전체적으로 무개성적인 작품이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아무리 영화가 형편없어도 오리지널 시리즈가 가진 독특한 80년대식 분위기라는 게 있지요. 특수효과나, 음악, 연출이 조금 먼지투성이이고 으스스하고 퍽퍽하게 느껴진달까. 그게 빠지니까 아무리 제이슨이 하키 마스크를 쓰고 나와도 뭔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09/03/16)

DJUNA

기타등등

1. 그런데 제가 13일의 금요일 영화를 몇 편 봤던가요? 1,2,3편은 분명 봤죠. [라스트 프라이데이]도 봤고요. 그 사이에 있는 영화들 중 할로윈 마라톤으로 툭툭 잘린 영화를 몇 편 보긴 했는데, 과연 몇 편들이었는지?

2. 리메이크 세계의 앨리스는 오리지널 앨리스보다 운이 좋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