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이빗 카슨
David Carson
샐리 필드
Sally Field
게리 플레더
Gary Fleder
데이빗 프랭클
David Frankel
마이클 그로스먼
Michael Grossman
톰 행크스
Tom Hanks
프랭크 마샬
Frank Marshall
조나단 모스토
Jonathan Mostow
존 터틀타웁
Jon Turteltaub
그레이엄 요스트
Graham Yost
릴리 피니 자눅
Lili Fini Zanuck

주연
조 앤더슨....팻 화이트
Jo Anderson....Pat White
톰 아만데스....잭 슈미트
Tom Amandes....Jack Schmitt
데이빗 앤드류스....프랭크 보먼
David Andrews....Frank Borman
데이빗 클레넌....리 실버
David Clennon.... Lee Silver
브라이언 크랜스턴....버즈 올드린
Bryan Cranston....Buzz Aldrin
티모시 데일리....짐 로벨
Timothy Daly....Jim Lovell
케리 엘위스....마이크 콜린즈
Cary Elwes....Mike Collins
토니 골드윈....닐 암스트롱
Tony Goldwyn....Neil Armstrong
톰 행크스....장-뤽 드퐁
Tom Hanks....Jean-Luc Despont
테드 레바인....앨런 셰퍼드
Ted Levine....Alan Shepard
엘리자베스 퍼킨스....마릴린 로벨
Elizabeth Perkins....Marilyn Lovell
케빈 폴락....존 시어
Kevin Pollak....Joe Shea
마크 롤스턴....거스 그리솜
Mark Rolston....Gus Grissom
레인 스미스....에멧 시본
Lane Smith....Emmett Seaborn
리타 윌슨....수잔 보먼
Rita Wilson....Susan Borman

1.

20세기 사람들은 100년 동안 무슨 일을 했을까요? 두 차례의 세계대전? 공산주의 실험? 헐리웃? 흠... 21세기에 태어난 아이들이 "당신네들은 그 동안 무얼 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20세기의 사람들은 뭐라고 대답할까요? 아마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우린 달에 갔다 왔다."

30년이 넘게 흘렀는데도, '달정복'이라는 말에는 아직도 우리의 심장을 쿵쿵거리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보이저나 바이킹, 허블이 거둔 놀랍고 아름다운 성과들도 아폴로의 우주쇼만큼 사람들을 매료시키지는 못합니다.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건 노이즈가 섞인 흐린 흑백화면 위에서 우주복 입은 사람들이 껑충거리는 모습이었을 뿐이고, 그 시작은 노골적인 냉전 시대 정치쇼였는데도 말입니다.

2.

HBO의 12부작 미니 시리즈 [지구에서 달까지]는 이 보다 몇 년 전에 나왔던 론 하워드의 멋진 우주 모험담 [아폴로 13]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그 영화의 주연배우인 톰 행크스가 아폴로 계획에 매료된 결과 이 시리즈가 탄생했으니까요. 실제로 이 시리즈는 [아폴로 13]의 자매편처럼 기능하고 있습니다. 아폴로 13호를 다룬 에피소드를 보면 알 수 있지요. 이 에피소드에서는 정작 [아폴로 13] 영화가 다룬 부분들은 모두 쏙 빠져 있습니다.

하여간 [지구에서 달까지]는 톰 행크스라는 남자한테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바로 그런 작품입니다. 냉소주의 없는 성실함, 너무 정직해서 오히려 외국인들의 눈에는 거슬리기까지 하는 애플 파이 애국주의... 이 모든 것들이 이 시리즈에 담겨 있지요.

그 결과는? [포레스트 검프]와 같은 영화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영화는 정치쇼보다는 엔지니어와 우주 비행사의 노력과 도전을 다루고 있고 애국심보다는 인류의 일대 도약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쩔 수 없이 연결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결과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시리즈는 정말로 무엇인가를 이룬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3.

[지구에서 달까지]는 12편으로 쪼개진 한 편의 긴 영화가 아닙니다. 작은 12편의 영화들이 연결된 시리즈지요. 12편은 모두 나름대로 독립적인 작품들이고 종종 스타일이나 어투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들의 질은 아주 고르지는 않습니다. 어떤 작품은 지나치게 야심적이고, 어떤 작품은 너무 산만하며, 어떤 작품들은 너무 짜여지고 메시지가 분명해서 팜플렛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옥석이 뒤섞인 작품들이 연결된 결과는 아주 좋습니다. 영화는 일관된 시점의 작품이 놓칠 수 있는 다양한 관점들을 제공합니다. 어떨 때는 인간 승리의 드라마, 어떨 때는 경쾌한 코미디, 어떨 때는 심각한 비극, 어떨 때는 도덕극으로 모습을 바꾸어가면서요.

구성 자체가 나름대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이 시리즈는 몇 명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거대한 하나의 업적을 이룬 수많은 사람들 모두의 이야기지요. 각 에피소드들은 이런 성과를 가능하게 했던 모든 사람들에 대한 예찬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들은 우주 비행사일 수도 있고, 정치가일 수도 있으며, 언론인일 수도 있고, 엔지니어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비행사의 아내일 수도 있고요. 중요한 것은 아폴로 계획의 멋진 성과가 이 모든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노력한 결과였다는 것입니다.

시리즈는 이런 수많은 방향전환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점에서는 의견일치를 보입니다. 그것은 '경이'와 '성취감'입니다. 이 단순하고 소박한 감정들은 시리즈를 종종 종교적 환희까지 끌어올립니다. 그것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던 그 역사적인 여름날 전세계가 함께 느꼈던 감정이기도 하죠.

4.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달 착륙선 개발을 다룬 [Spider]입니다. 전 엔지니어들의 이야기에 쉽게 약해지는 구석이 있는데, 이것도 그 때문인지 모르겠어요. 온갖 고충 끝에 완성된 달착륙선을 바라보는 엔지니어들의 표정은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장면보다 더 감동적입니다.

아폴로 12호의 맹한 모험담인 [That's All There Is]의 경쾌한 느낌도 즐겁습니다. 앨런 셰퍼드의 재기담을 다룬 [For Miles And Miles]에도 고전적인 '인간 승리담'이 주는 그런 예스러운 감동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폴로 1호 참사 이후의 훈련 과정을 다룬 [We have Cleared the Tower]는 방향 없이 지루했고 비행사의 아내들 이야기를 다룬 [The Original Wives Club]는 더 나아질 수도 있었습니다.

5.

냉전 시대의 정치 쇼는 인간을 달에 쏘아올리게 만든 동력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을 달에서 몰아낸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정치적 목적이 달성되자 그들은 우리를 달에서 쫓아버렸습니다. 21세기가 왔지만 아서 C. 클라크의 소설이 묘사했던 달 기지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들은 여전히 지구 궤도를 돌 뿐입니다. 우린 언제 달에 다시 갈 수 있을까요? (00/01/13)

DJUNA

기타등등

1. 톰 행크스는 마지막 에피소드 [Le Voyage Dans La Lune]에서 조르쥬 멜리에스의 조수를 연기했습니다. 흠...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 제작 과정과 마지막 달착륙선의 모험을 번갈아 보여주는 것은 재미있었지만, 저 같았다면 멜리에스 대신 고다드를 선택했을 겁니다.

2. 필름스에는 자료가 없지만 MBC에서 방영되었습니다.